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연세대학교 교수가 “세대 간 적폐의 문제, 성별 간 갈등의 문제를 풀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조한 교수를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등 사회원로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조한 교수는 3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역사적 반민주화의 적폐청산 뒤 단계는 사실 세대 간의 적폐라고 생각한다”며 “윗세대는 생산주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뭐든지 하면 된다는 주의다. 그런데 그 밑의 세대는 거의 생산이 느려지거나 굉장히 잘하는 형태의 생산이다. 우리는 AI시대, 3.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고있는데 이 전환을 1.2차 산업 세대가 여전히 가지고 있고, 그들의 언어로 풀려고 하기 때문에 적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녀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돌봄의 파탄 상황에서, 지금은 비혼 여성도 굉장히 많고 아이를 낳은 여성도 있고 다양한 여성들이 있다. 또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며 “그 활동들을 수렴해내서 사회와 국가를 살리는 식으로 발전시켜낼 고민들은 못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분노, 여성들의 분노를 왜 그럴까라고 고심하면서 전날 했던 간담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세대간, 성별간 갈등의 문제가 잘 풀릴 수 있을지 의지를 문 대통령에게 확인했냐는 사회자 질문에 조한 교수는 “그 자리에서 좀 문 대통령께서 너무 착하시구나. 그래서 이 문제 풀기가 더 어렵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한 교수는 “내가 경험하지 않은 어떤 집단의 분노를 경험한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면서 “문 대통령은 굉장히 사랑받는 남편이시다. 어떤 면에서 지금 시대에 드문 부부 중심 핵가족을 행복하게 이루고 계시는 분인데 결혼을 못하는, 내지는 거부하는,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 없이 혼자 살아가는 청년과 여성들의 분노를 이해하실 지 의문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