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료정보 활용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윤 원내대표는 “과기부가 국민 개개인 의료정보를 과도하게 집적하거나 유출될 우려가 있는 사업에 민간보험사(삼성화재)를 포함시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사업명은 ‘MyHealth Data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실증’이다. 이 사업은 개인의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건강정보 교류 플랫폼을 개발하고 개인 맞춤 코칭 서비스 제공이 주된 내용이다. 주관기관은 서울대학교병원이며 참여기관은 치의과대학교 산학협력단, 메디블록, 웰트 그리고 삼성화재가 포함됐다.
관련해 과기부는 본인정보 활용 실증서비스 8개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사업 중 3개가 의료정보를 활용한 사업이라는 점이다. 의료정보 활용 사업의 경우 자신의 의료정보를 직접 내려 받거나 본인 동의하에 제3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본인의 동의절차만 거치면 의료정보라 할지라도 자신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윤 원내대표는 사업의 수행기관인 병원과 보험사, 통신사 등에서 환자에게 제시하는 동의 절차가 형식적일 확률이 높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또 밝히고 싶지 않은 개인 병력, 질환까지 유출되거나 지속적으로 유통되어 민간제약사, 병원, 보험사 등이 개인의 의료정보를 무분별하게 활용해 돈 벌이를 수단이 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우려의 핵심에는 이런 사업이 의료정보를 통한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 때문에 지난 박근혜정부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업에는 임상시험 참여조건을 자동으로 매칭 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럴 경우 임상시험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워져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민에게 임상시험 참여를 권장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과기부와 산자부 등 타 부처가 추진하는 시범사업 중 국민들의 의료정보를 활용하는 사업에 대해 의료정보의 과다한 집적과 유출 우려 등의 우려를 제기했었다.
당시 그는 “정부가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료정보의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법적·기술적으로 우려가 된다”고 인정했었다.
왜 과기부는 이런 우려를 외면한 걸까?
윤 원내대표는 “과기부가 의료분야 3개의 시범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공모·선정·발표의 전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사업진행에 대한 어떠한 협의나 공유과정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기부는 이에 대해 자체적으로 법률 자문 과정을 거쳤고, 복지부와 협의할 필요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의 의료정보를 보험회사를 포함한 민간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 의료정보를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고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주무부처도 모르게 이해관계가 있는 보험사인 삼성화재를 사업에 참여시킨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기부는 의료영리화의 첨병이 될 수 있는 의료정보 활용 시범사업 시행을 즉각 중단하고, 세부 사업 내용에 대해 부처 간 검토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환자단체․시민사회단체의 의견청취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