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수십만 명 건보급여액 400억 원 ‘먹튀’

내국인 수십만 명 건보급여액 400억 원 ‘먹튀’

월중 입국 진료, 당월 출국 ‘꼼수’… 건보공단 “해결은 법 개정뿐”

기사승인 2019-05-24 00:01:00

국민건강보험료가 매달 1일 부과되는 점을 악용하는 내국인 ‘의료쇼핑족’으로 인해 건강보험급여액 수백억 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건보 ‘먹튀’만큼 얌체 내국인들이 건보재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됐지만, 내국인도 이러한 ‘의료쇼핑’에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현재 건강보험법에 따라 국외로 여행 중이거나 국외에서 업무에 종사중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건보의 급여가 정지되고, 건강보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의 도움으로 확인한 사실에 따르면, 법의 허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료가 매달 1일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국외에 있었던 급여정지자가 1일 이후 입국해 그 달내 다시 출국하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 점이 ‘먹튀’에 악용된다는 것.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이러한 ‘월중 입출국자’ 15만 명 중 건강보험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간 이들은 10만 명에 달했다. 월중 입출국자 3명 중 2명은 건강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고 건보 혜택만 받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줄줄 샌 지난해 건보 재정은 192억 원 가량이었다.  

지난 3년간 건강보험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급여만 받아간 이들은 총 22만8481명이었으며, 그 기간 동안 건보재정 419억 원이 사용됐다. 2016년 7만392명이었던 ‘먹튀 월중 입출국자’는 지난해 10만4309명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급여액도 약 117억에서 19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정춘숙 의원은 “외국인만큼 월중 입출국하는 내국인 급여정지자의 건강보험 먹튀도 상당한 문제”라면서 “공평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만들기 위해 해외 출국으로 인한 급여정지자도 건강보험급여를 받을 경우 해당 월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중 입출국자에 의한 건강보험 먹튀 문제와 관련해 건보공단 측은 “법이 바뀌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법 집행 기관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 공단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면서도 “보건복지부나 국회 차원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 개정 등 해결 방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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