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근거 없는 자신감, 롯데 몰락 불렀다

[옐로카드] 근거 없는 자신감, 롯데 몰락 불렀다

근거 없는 자신감, 롯데 몰락 불렀다

기사승인 2019-05-23 16:57:28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롯데 구단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현 상황을 야기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6연패에 빠진 롯데는 리그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롯데는 최근 10 시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17승 31패로 승률 0.354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13승 29패로 승률 0.309를 거둔 2006년 이후 최악이다. 

공수 양면에서 흔들리고 있는 롯데다. 팀 타율은 0.265로 5위에 해당되지만 득점권 타율은 0.268로 리그 7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6.14로 리그 꼴찌다.

롯데의 올 시즌 부진은 예고된 참사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5.41로 리그 8위였다. 이 가운데 선발 평균자책점은 5.67이었다. 선발진에 대한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롯데 구단은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 

오히려 계산이 서는 자원마저 팀에서 내쳤다. 올 시즌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투수 노경은과의 계약이 불발됐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 9승을 올린 노경은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 선수들과의 자존심 싸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톰슨, 레일리 외국인 듀오가 무너졌고 토종 선발의 희망 김원중도 여전히 부진하다. 장시환 등이 맡은 4,5선발은 붕괴 수준이다. 영건 투입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구원진 사정도 심각하다. 혹사에 가까운 일정으로 인해 지난 시즌 불펜진의 붕괴 조짐이 보였지만 역시 보강은 없었다. 타 팀이 권혁 등의 자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접촉해 영입을 시도할 때 롯데 구단은 관망만 했다.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도무지 헤아리기 힘들다.

지난해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포수 포지션 영입에도 미온적이었다.

롯데는 포수 포지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가 -1.13으로 최하위다. WAR가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한 구단은 롯데를 제외하곤 없다. 포수 포지션 타율은 0.169로 제일 낮고, 실책은 6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믿고 마스크를 맡길 만한 포수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 폭투 4개로 실점을 허용한 장면은 마운드와 더불어 포수진이 프로라기엔 민망한 수준의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주전 포수 실종’은 롯데 구단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 2017년 말,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FA 협상을 낙관하다가 그를 놓쳤다. 성난 팬심을 잠재우기 위해 부랴부랴 외야수 민병헌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결과적으로 강민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셈이 됐다.

최근 몇 년간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영입 비용을 지출했던 롯데는 정작 돈을 써야 할 때는 지갑을 닫았다. 국가대표급 포수 양의지가 시장에 나왔지만 NC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포수로 인한 악몽이 계속되는데도 롯데는 트레이드 등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구단 수뇌부가 ‘될 대로 돼라’ 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자신감의 근원이었을지도 모를 ‘육성’도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롯데는 선발 유망주 윤성빈을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지바 롯데로 기술 연수를 보냈다. 롯데 스스로가 구단 육성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시인한 꼴이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롯데가 지명한 선수 중 스타는커녕 주전급으로 성장한 선수도 드물다. 올 시즌 1군에서 자리를 잡은 강로한과 허일 오윤석 등은 모두 92년생 27세 동갑내기다. 다른 구단들이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키워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KBO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백호, 이영하, 정우영, 정은원 등은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선수 보강에 힘쓰지 않은 것이 육성 선수들의 활약을 확신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면, 롯데 구단의 문제 진단 능력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롯데 팬들 사이에선 벌써 ‘롯데가 롯데했다’, ‘롯데는 세상이 뒤집혀도 안 된다’는 회한이 쏟아져 나온다. 롯데는 프로야구 원년구단이지만 정규시즌 우승이 단 한 번도 없다. 오랜 기간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롯데 구단은 감독과 선수들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했다. 구단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롯데의 내일은 오늘처럼 어둡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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