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노숙인… 취약계층에 결핵 검진·예방·치료 지원 늘린다

노인·노숙인… 취약계층에 결핵 검진·예방·치료 지원 늘린다

기사승인 2019-05-28 11:31:00

정부가 노인과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결핵 검진·예방·치료 지원 늘린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2030년까지 결핵발생률 인구 10만 명당 10명 미만을 목표로 하는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을 28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을 확정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일 전국에서 약 72명의 결핵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매일 약 5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렇듯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아 질병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러한 높은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0~60년대에 열악한 환경에서 결핵균에 감염된 국민들이 나이가 들면서 면역 저하로 발병하는 노인 신규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2018~2022)’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다만, 지난해 9월 국제연합(UN) 총회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의 결핵유행 조기종식을 결의하는 등 변화된 상황을 반영, 이번에 ▲사전예방 ▲조기발견 ▲환자 관리 등 보다 강화된 범정부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한 것.

이번 대책은 크게 세 방향으로 추진된다. 우선 발병과 유행전파 위험이 높은 노인, 노숙인, 쪽방 거주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결핵검진과 환자관리 지원이 강화된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통해 결핵 사전예방·조기검진·치료성공을 위한 의료지원체계가 확대된다. 아울러 생애주기별로 결핵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범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대응체계를 구축이 강화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결핵 예방 및 조기 발견 ▲환자 치료 및 접촉자 관리 ▲결핵 연구·개발 확대 및 필수재 관리 ▲결핵퇴치 대응체계 강화 등 4개 분야별로 2022년까지 15개 중점추진과제를 설정, 추진키로 했다.

◇ 결핵예방 강화대책?

우선, ‘결핵 예방 및 조기 발견’ 대책을 보자. 보건당국은 결핵발병 위험이 높은 노인의 조기발견을 위해 현재 검진기회가 없는 의료급여수급권자 및 재가와상 노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검진(흉부X선)을 실시하고, 유소견자에 대해서는 당일 확진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해 장기이용 특성이 있는 요양병원, 정신병원, 복지시설 등의 노인에 대해서는 입소 전·후 연 1회 결핵검진 시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결핵검진 ‘사각지대’ 해소도 본격 추진된다. 이를 위해 노숙인, 쪽방 주민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이동검진 ▲유소견자 관리 ▲확진자 복약 확인 등 보건당국-자활시설-결핵협회가 함께 지역 내 사례관리 협력을 할 예정이다. 

특히 결핵 고위험국가 외국인 대상으로 비자 신청 및 국내 장기체류 시 검진을 강화하고 치료목적 단기 입국자 유입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9개국의 결핵 고위험국가에서 외국인이 입국 전 장기비자를 신청하거나 단기비자 입국 후 최초 장기비자로 변경·연장 시 1회만 결핵검진이 실시됐다. 단기비자 발급 후 치료목적으로 입국해도 국립결핵병원에서 무상치료를 해왔다. 

또 결핵검진의 사각지대에 있던 20~39세의 비정규직, 영세 사업자 등에 대해 올해부터 건강검진대상으로 확대됐다.

건강검진 후 유소견자에 대한 확진검사 비용, 기저질환자의 결핵검진 비용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지원키로 했다. 내년부터 일반건강검진에서 폐결핵 유소견자의 확진검사 본인부담 비용 약 4~6만 원이 면제된다. 2021년부터는 암환자와 HIV 환자 등 고위험 기저질환자의 결핵검진 비용을 연 1회 건강보험 적용된다.

그리고 복지부는 잠복결핵감염 검진대상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산후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종사자뿐만 아니라, 교정시설 재소자와 기숙학원 종사자 등도 검진대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해 잠복결핵감염자에 대한 치료비용 7~8만 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이와 함께 ‘환자 치료 및 접촉자 관리’도 현재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염성 결핵환자의 격리 강화 및 의료기관의 결핵 치료 질 향상도 추진된다. 전염성 결핵환자 중 영세 자영업 종사자와 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필수 격리기간(2주)동안 관리가 강화된다. 

잠복결핵감염자 및 결핵환자에 대해 의료기관의 ▲초기평가 ▲교육‧상담 ▲치료지속·완료 확인 등 단계별로 보상하는 통합수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는 시범사업으로, 2021년 이후에는 통합수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의 결핵 적정성 평가에 결핵의 진단·검사 관련 지표가 추가된다. 복지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효과로 환자관리 강화 유도 및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은 의료질평가를 통해 결핵진료 질 향상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다제내성, 비순응, 취약계층 결핵환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체계도 개선된다. 다제내성 결핵에 대해서는 전문치료기관을 지정하고, 복약관리기간을 현재의 2주에서 8개월로 늘어난다. 내년부터 베다퀼린 등 신약의 급여적용 기간도 늘어나며, 내성검사 수가 수준의 적정화 및 신속내성 검사의  조속한 활용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을 마련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감염병 체외진단검사 건강보험 등재절차 개선’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결핵 외에 동반질환 치료․재활 등을 제공하는 결핵환자 전담병원도 늘어나며,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현재 취약계층 결핵환자 전담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국립마산병원 ▲국립목포병원 ▲서울서북병원 ▲청주의료원 ▲경기도의료원수원병원 ▲부산의료원 ▲인천의료원 ▲제주의료원 등 9개원이다. 

또 ‘맞춤형 전담관리’ 지원도 늘어날 예정이다. 복지부는 디지털 헬스 등을 활용한 환자 개인별 맞춤형 복약확인을 실시하고, 보건소 및 민간의료기관 결핵전담인력을 확충, 일대일 직접 복약확인을 실시키로 했다.

또한 결핵환자의 접촉자에 대한 조사 및 관리도 강화된다. 결핵 환자 접촉으로 발병위험이 높은 동거인, 가족 등에 대한 검진률 및 잠복결핵감염자 치료율 향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지표 포함 등)키로 했다. 근로사업장, 집단시설 등에 대한 철저한 결핵 역학조사 실시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결핵 관리 인력을 증원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결핵 연구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결핵 치료기간 단축, 결핵치료제 개발, 잠복결핵감염 진단법 개선 등을 위한 연구를 강화된다. 복지부는 임상·치료·진단 분야 심포지엄을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다.

내년을 목표로 피내용 결핵예방백신(BCG)의 국산화가 추진된다. 현재 피내용 BCG 백신은 국내 독점공급·수입에 의존하는 백신으로 과거 글로벌 본사의 상황에 따라 국내 수급 차질이 발생했었다. 이를 해소코자 정부는 백신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결핵 백신의 사전비축 및 장기구매 기간을 1년에서 최소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다제내성 결핵검사 등의 공공 검사체계 구축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복지부는 결핵퇴치 대응체계 강화 대책도 공개했다. 정부는 결핵대책에 관한 범부처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부처 등이 참여하는 ‘결핵퇴치 민·관 협의체’(가칭) 를 구성·운영하며, 복지부의 결핵퇴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지자체의 역학조사 인력 확충과 역량강화 등 지역중심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지자체 단위의 ‘지역사회 결핵사업 협의체’를 구성·운영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결핵사업을 발굴·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결핵퇴치를 위해 담당공무원, 의료인, 일반 국민 대상 교육·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의료인, 관계부처 및 시도·보건소의 결핵 사업담당자를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국민, 의료인, 결핵 고위험군, 대상시설 별 맞춤형 홍보를 추진하며, 집단시설 결핵 유행에 대비한 위기소통 지침(매뉴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의 환자관리,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관리, 연구개발·혁신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그룹에 참여하고, 국제회의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결핵 퇴치를 위한 국제공조도 늘리기로 했다.

박능후 장관은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결핵을 조기에 퇴치함으로써 OECD 결핵발생 1위라는 오명을 조속히 벗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결핵은 인구 집단별, 취약 대상별 집중관리를 통해 발생과 전파를 전방위적으로 동시에 차단해야 조기퇴치가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결핵퇴치를 위한 예방관리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계부처, 의료계, 학계, 지자체와 일선 보건소와 함께 결핵환자와 의심환자, 환자와 접촉한 가족, 직장 동료 등 국민 모두가 검진에 참여하고, 감염된 사람은 즉시 치료시작 및 치료완료, 자가격리 등에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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