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김현철 정신과의사가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펼친 주장

‘PD수첩’ 김현철 정신과의사가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펼친 주장

‘PD수첩’ 김현철 정신과의사가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펼친 주장

기사승인 2019-05-29 09:32:27


MBC 'PD수첩'이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그루밍 성범죄 의혹을 파헤쳤다.

지난 28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2013년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스타 의사 반열에 오른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그루밍 성범죄'(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유형의 성범죄) 등 각종 비리 의혹을 조명했다.

TV와 라디오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 원장의 병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하루 100여명의 환자가 몰렸다. 이들 중 김 원장이 환자의 전이 현상(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을 악용해 환자와 성적인 접촉을 한 의혹이 제기됐다. 'PD수첩'과 인터뷰한 피해 여성만 2명이다.

환자 A씨는 김 원장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을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성관계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환자 B씨 역시 자신이 김 원장에게 호감을 표시하자, 김 원장이 바로 성관계를 제안했다. 이후에도 거부하지 못하고 치료 기간 중에 다섯 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했다.

김현철 원장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성관계는 합의하에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며 “여자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 B씨는 항상 마지막 시간에 예약을 했다.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라고 오히려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를 연애가 아닌 '정신적인 갈취'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환자와 의사라는 관계 속에서 의사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김 원장의 병원에서 일했던 직원은 김 원장이 평소 음담패설은 물론이고 환자를 놓고도 수위 높은 농담을 자주 했다고 폭로했다. 이 직원은 "매사에 하는 말들이 음담패설이고 저한테 시계 같은 것을 보여 주면서, 자기의 성기가 이렇게 굵고 크다고 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오늘 ○○님 옷을 좀 야하게 입고 왔다. ○○다"라고 증언했다.

김 원장은 이번 의혹 제기 이전에도 배우 유아인이 댓글을 쓴 사람과 SNS에서 논쟁을 벌이자 직접 상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조증'이란 진단을 공개적으로 내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그를 제명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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