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재가 데뷔 10년 만에 한화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장민재는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6승 1패 방어율 4.04를 기록 중이다. 소속팀 한화 이글스 내에서 다승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아직 시즌의 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장민재는 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그는 이제껏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민재는 1군 무대에서 180경기에 출장해 방어율 5.46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 보낸 시즌은 올해를 포함해 3시즌에 불과하다. 올 시즌도 처음엔 불펜에서 시작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김재영, 박주홍, 김성훈 등을 선발 투수 후보로 꼽았다. 장민재는 한 감독의 구상에 없었다.
하지만 김재영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고, 김성훈과 박주홍은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로 일찌감치 선발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토종 선발 농사가 일찌감치 흉작으로 끝나는 분위기에서 장민재가 등장했다.
자신의 무기인 포크볼을 갈고 닦은 것이 조효했다.
릴리스 포인트(투구시 공을 놓는 위치)를 앞으로 끌어당겨 포크볼의 떨어지는 위치를 타자 앞으로 이동시켰다. 직구처럼 날아가다 홈베이스 앞에서 살짝 떨어지는 포크볼 앞에 상대 타자들은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다.
포크볼이 위력적으로 변하자 패스트볼도 효과를 봤다. 그의 평균 시속은 140㎞에도 못 미치지만 적절한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여기에 제구력도 이전에 비해 한층 좋아졌다. 장민재의 9이닝당 볼넷은 1.59로 전체 3위,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1위다.
한화는 선발투수 부족으로 매 시즌을 힘겹게 보냈다. 류현진이 빠진 201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0승 이상을 거둔 토종 투수는 2015년 안영명(10승 6패)이 유일했다.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에 한화팬들의 신뢰도 커지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