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학내신문인 ‘서강학보’가 학교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하면서 백지를 발행했다.

29일 서강학보에 따르면 서강학보는 학교 이사회와 총장 관련 ‘재단 기획’ 기사를 신문에 게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신문 발행을 승인하지 않아 지난 27일 신문을 전면 백지 발행했다. 총 11면 중 광고를 제외한 모든 면이 백지였다.

서강학보는 주간교수가 발행을 승인하지 않고, 기사에 개입하는 것은 편집권 침해라고 말했다. 주간교수는 기사에 인용된 설문조사의 신뢰성이 불투명하고, 적절한 취재 절차를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행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학보는 가톨릭 지도자추천 전형 부활, 교수 임용 방식 투명화, 이사회 내 신부 이사 정원 등과 관련한 기사를 신문에 실을 계획이었다. 해당 기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실렸다.

서강학보는 “설문조사를 ‘반(反) 학교 커뮤니티’에서 진행하고 중복답변이 가능해 신뢰성이 불투명하다고 주간교수가 지적했다”며 “총장에게 취재 요청 메일을 보낸 것이 적절한 취재 절차가 아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1034명의 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는 커뮤니티의 폐쇄적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며 “과거 총장 취재 요청도 같은 메일로 보낸 바 있는데 이번 취재에만 학교가 절차를 문제 삼았다”고 강조했다.

대학가에서는 그간 학내 신문이 ‘백지발행’을 통해 학교의 편집권 침해를 항의한 사례가 꾸준히 있었다. 지난 2017년 3월 서울대 학내 언론인 ‘대학신문’은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을 적게 다루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1면을 백지 발행했다. 지난 2015년 5월에는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청소노동자 노조 현수막 철거를 비판하는 서울여대 졸업생 성명서 전문을 학내신문에 실으려다 학교 측이 발행을 거부하자 1면이 백지인 학보를 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