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10명 장기이식 기다리다 사망…기증 활성화 방안 필요

지난해 1910명 장기이식 기다리다 사망…기증 활성화 방안 필요

기사승인 2019-07-03 14:37:47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하루 5.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증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본인이 동의해도 사후 유가족이 반대해 장기기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기증자 본인의 결정을 존중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 박인숙 간사, 이명수 위원장, 박주민 의원, 윤일규 의원은 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4차 생명잇기 국회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장기‧조직기증등록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회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명잇기, 대한이식학회, 한국장기기증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개회사에서 “뇌사자의 장기, 조직 기증 및 이식을 법으로 규정하고 시행한지 20년이 됐다.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증자 범위를 넓혀가려고 한다”며 “또 기증 동의에 있어서도 좀더 열린 마음으로, 기증자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서 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야 하는 것처럼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 명단과 대기 중 사망자 수 역시 줄어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운전면허시험이나 정기적성검사, 운전면허증의 발급 갱신 과정을 통해 장기등 기증 희망의사를 확인하고 희망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오늘 토론회가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고,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인숙 간사는 본인이 장기기증에 동의해도 사후 유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장기기증을 할 수 없는 현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간사는 “장기기증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나눔 운동이며,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 아름다운 실천이다”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장기이식을 기다리가 사망한 환자는 2016년 1321명에서 2017년 1610명, 작년에는 191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뇌사기증자의 경우 2014년 446건, 2015년 501건, 2016년 573건으로 늘었다가 2017년 515건, 작년에는 449건으로 줄었다”며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증건수는 대기자들의 장기 매매, 불법 해외 원정 수술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더해 본인이 장기기증에 동의해도 사후 유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장기기증을 할 수 없는 현행 제도는 기증 당사자의 고위한 의사를 훼손하고, 장기이식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수 위원장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결국 이식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환자가 하루 평균 5명에 이른다고 한다”며 “현재는 생전에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했더라도 가족의 동의를 받아야만 장기기증을 할 수 있다. 이는 생전에 밝힌 장기기증 서약은 의미가 없고, 최종 결정은 가족의 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제도 속에서 장기기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제고와 함께 법‧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작년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할 뜻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기증희망등록 서약률은 전체 국민의 약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기증희망등록을 하지 않은 응답자 중 30%가 넘는 분들이 ‘등록방법을 몰라서’라고 대답했다. 일부는 ‘등록절차가 복잡해 시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장기‧인체조직기증희망등록에 대한 절차의 간소화와 등록 채널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번 토론회가 장기기증희망등록이 활성화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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