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진통'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진통'

기사승인 2019-07-16 17:20:42
전북도교육청이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교 선택권과 원거리 통학여건 개선, 양성평등 인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측면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반대하는 학교가 있어서다.

도교육청은 이달 중 정읍·김제 등 도내 5개 지역 18개 중학교 남녀공학화를 위해 
1차 공청회를 연다. 당장 17일 오후 3시 정읍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읍지역 해당학교 공청회가 열린다. 공립 3개 학교와 사립 3개 학교가 대상이다.

이어 18일에는 오후 3시 고창고에서(공·사립 한 곳씩), 23일 오후 3시 김제교육문화회관에서(공립 3, 사립 2), 24일 오후 7시 부안교육지원청에서(공립 1, 사립 2), 26일 오후 2시 함열초등학교에서(공·사립 한 곳씩) 각각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특히 시내권에 공학이 없다.

도내 공학 현황을 보면 전체 중학교 209곳 가운데 군산과 남원·남원·무주·장수·임실지역은 모두 공학이 이뤄졌다. 전주는 효문여중과 성심여중을 제외하고 36개 학교가 전환을 했다. 완주와 진안·고창도 두 곳이 남았다.
익산은 26개 학교 가운데 16곳만 공학이 이뤄져 도내에서 가장 많은 10곳이 남아 있다.
남녀공학 비율은 현재 81.3%(170개)를 보이고 있다.

교육청은 공청회에 해당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이 참석해 남녀 공학화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청회는 시군별로 90여 분간 진행되는데,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연구결과에 대한 전문가 발제와 남녀공학 전환 찬·반 발표가 있은 뒤, 60분 동안 토론자 토의 및 참석자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도교육청은 이번 공청회와 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올 하반기부터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교육환경 개선과 2020년 ‘전라북도 도립학교 설치 조례’개정 및 ‘중학교 학교군․중학구 고시’를 개정한 뒤 2021년에 남녀공학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청의 이같은 방침에도 반대 분위기가 사립에서 부터 감지된다. 26일 익산지역 공청회에서는 함열중(공립)과 함열여중(사립)이 무대에 오른다. 이 학교 관리자는 “교사들은 생활지도 어려움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성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고 학교의 반대 분위기를 내비쳤다.

김제는 실제 수요자 대상 설문을 했다. 한 여중학교 간부 교사는 “조사를 해봤더니 교직원은 모두가 공학화를 반대했고 학생(신입생 제외)은 90%, 학부모는 87%가 싫어했다”면서 “사립학교 건학이념이란 게 있고 지금도 장점이 많은데다, 지역내 평가가 좋은데 구태여 공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 학내 반응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그러면서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은 중학교 선택기회 확대와 원거리 통학여건 개선은 물론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며 “특히 남녀공학은 단순히 좋다, 싫다는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양성평등교육, 민주시민교육 실현, 보편적 교육 지향이라는 교육의 당위성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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