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에 의한 감염병 신고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모기매개감염병이 유행하고 있고, 서태평양지역과 중국, 대만 등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유입에 의한 법정감염병 신고건수는 597건으로 2017년(531건) 대비 12.4% 증가했다. 올해 현재까지(6월 30일 기준)는 332건이 신고됐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은 최근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여행객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세균성 장관감염증, A형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간질환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어패류를 익히지 않은 채 섭취하거나, 상처가 바닷물에 접촉해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될 수 있다.
동남아 및 남미에서는 뎅기열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6월 15일까지 필리핀에서 신고된 뎅기열 환자는 9만2267명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증가했다. 라오스는 6월 22일까지 8042명이 발생해 22명이 사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동기간 발생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캄보디아는 최근 5주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싱가포르도 최근 13주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말레이시아는 6월 29일까지 환자 6만2421명이 발생하고, 93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8만113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뎅기열 해외 유입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에서 감염돼 국내로 유입되는 열대열 말라리아,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감염증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홍역은 최근 전세계 유행으로 올해 5월까지 전년도 동기간 대비 환자수가 약 3배 증가했다. 서태평양지역 대부분 국가와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중국도 전국적으로 환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대만은 신타이페이 중심으로 발생해 최근 2년보다 높은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6월 26일까지 신고된 환자는 100명이다.
국내에서도 홍역 유행국가 여행력이 있거나 해외유입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중심으로 6월 30일 기준 168명이 발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환자가 지속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7월 3일까지 신고된 환자는 총 158명이다.
여름휴가기간에는 감염병 발병 위험이 높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씻기, 안전한 물과 음식물 섭취, 모기 물리지 않기로 감염병을 예방해야 한다.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시 밝은색의 긴 옷을 입어 노출부위를 최소화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의 모기/진드기 회피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감염증 유행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발생국 여행객은 귀국 후 남녀 모두 6개월간 임신 연기하도록 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도 권고된다.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을 예방하기 위해 길거리 음식 먹지 않기, 포장된 물과 음료수 마시기, 과일‧채소는 먹기 전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 벗겨먹기 등으로 안전한 식‧음료를 섭취해야 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할 경우 A형간염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특히 12~23개월의 소아나,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만성 간질환자, 외식업종사자, 의료인, 최근 2주 이내에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 등의 경우 A형간염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을 위해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을 삼가야 하고, 만성 간질환,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어패류를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
홍역 유행국가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1968년 이후 출생한 면역의 증거가 없는 20~30대 성인은 출국 1개월 전 최소 1회 홍역(MMR) 예방접종을 하고, 6~11개월 영아도 출국 전 1회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동국가를 방문할 경우,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 여행 중 농장방문 자제, 낙타 접촉 및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와 생낙타유 섭취 금지, 진료 목적 이외 현지 의료기관 방문 자제 등을 준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이 여행지 감염병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외감염병NOW’ 누리집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지 감염병 발생상황 및 감염병 정보, 여행 전·중·후 감염병 예방 수칙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여행지가 검역감염병 오염지역인 경우 입국 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검역관에게 제출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이동한 감염병총괄과장은 “여름 휴가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감염병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며 “특히 여름철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등 감염병 의심증상의 집단발생을 신속 대응하기 위해 질본은 비상방역근무체계를 지속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