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여름철 '질염' 부른다…"골반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온다습한 여름철 '질염' 부른다…"골반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사승인 2019-07-23 04:00:00

여름이 되면서 질염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물놀이를 즐기게 되니 균에 노출되기 쉽다. 또 드레스 안에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속바지를 입고, 땀이 나도 갈아입기 쉽지 않아 질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게 된다.

그러나 믿을만한 정보가 없어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골반염’까지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질염의 종류는 칸디다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세균성 질염 그리고 위축성 질염으로 구분된다. 칸디다 질염은 질과 외음부에 곰팡이균이 자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될 때 발생한다. 질은 평소 PH 3.8-4.5로 강한 산성을 유지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데, 질 내 산성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순두부나 치즈 같은 흰색 질 분비물 그리고 가려움과 성교통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는 질 편모충이 전파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남성의 성기에도 기생할 수 있는 기생충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 보통 심한 가려움증과 화농성 혹은 거품이 있는 분비물이 생긴다.

세균성 질염은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들고 가드넬라, 유리아 플라스마 등의 혐기성 세균의 양이 늘어나 질의 환경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건강한 질은 90~95% 이상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회색 분비물이 많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위축성 질염은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질 점막이 얇아지면서 생긴다. 분비물이 줄고 건조해짐에 따라 가려움증이 생기고,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발생한다. 질 점막의 방어 기능도 줄어들어 세균에 쉽게 감염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질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는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기 힘들기 때문에 질염 환자의 50% 이상이 재발하고 있다”라며 “만성이 되면 질 내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퍼지면서 골반염이나 방광염으로 발전하거나, 임신했을 때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질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면역력 저하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꽉 끼는 옷은 균이 자라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조성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스타킹, 속바지, 거들 등 조이는 옷을 피하고 면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팬티라이너도 통풍을 방해하므로 분비물이 많다면 면 속옷을 여벌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성 청결제와 세정제도 질 속의 산도 균형을 파괴시킬 수 있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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