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면서 피부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강한 자외선뿐만 아니라 야외활동으로 곤충, 벌레와의 접촉도 빈번해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피부질환의 경우 초기에는 가벼운 가려움, 이물감 등을 느낄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호흡곤란, 쇼크까지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철 가장 대표적인 피부질환은 일광화상이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 후 피부가 붉어지고 따갑거나 화끈거리며, 심한 경우 통증, 물집 혹은 부종을 동반한다. 일광화상은 강한 햇빛에 30분 이상만 노출돼도 4~8시간 후 노출 부위가 붉어지면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고, 24시간 후 가장 심해진다. 3~5일이 지나면 증상이 나아지며 일광화상 부위에 색소침착이 발생해 수주 이상 지속 후 서서히 옅어진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찬물로 샤워나 얼음찜질이 도움이 되며, 물집이 생긴 경우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일광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다. 하루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시에는 양산이나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노출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에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어 준다.
다형광발진은 노출 직후 발생해 바로 사라지는 햇빛 알레르기와 달리, 수시간 혹은 수일 후에 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질환이다. 광 과민성 피부질환 중 가장 흔하고 햇빛 노출 부위에 구진과 수포, 습진 형태의 병변이 나타나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다형광발진은 젊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고, 2주 정도 증상이 지속되다 사라진다”며 “흉터가 남지는 않지만 매년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선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긴 소매, 긴 바지를 착용하고 적절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야외활동 시에는 ‘곤충교상(벌레물림)’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곤충교상이란 모기, 벼룩, 개미, 지네, 벌 등의 곤충에 물렸을 때 생기는 피부 반응이다. 곤충의 타액 속에 포함된 독소 또는 곤충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 생기는 이물반응에 의해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단단한 구진이 생기며, 중심부에 물린 듯한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 부종,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벌과 개미에게 물린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기 쉬운데,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곤충에 쏘이거나 물렸을 때는 해당 부위를 깨끗이 씻고 벌침이 보이면 신속히 제거해야 하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시 즉시 전문의 치료가 필요하다.
나방 피부염은 독나방의 유충인 송충과 접촉 후 피부에 붉은 발진이나 두드러기 모양의 구진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송충의 체모로 인한 피부 자극뿐만 아니라, 상처를 통해 독물이 들어와 피부에 자극과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각각의 병변은 수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며 가려움과 통증이 있다. 독성이 강한 경우 발열,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긁으면 주위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접촉 부위를 자극하지 말고 물로 잘 씻어낸 후 피부에 붙어 있는 송충의 체모를 반창고 등으로 떼어내야 한다.
여름철 어린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농가진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피부 감염증이다. 벌레에 물린 상처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부위에 생긴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피부에 물집, 고름과 노란색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물집 주위가 가렵고, 전염성이 강해 하루 만에 몸 전체로 퍼지며 쉽게 전염된다. 심한 경우 고열,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성인에서도 겨드랑이, 음부, 손 등에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초기에 물과 비누로 병변을 깨끗이 씻고 소독을 한 후 딱지를 제거해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병변 부위가 넓거나 고열 등의 전신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의 상담 후 7~10일간의 항생제를 복용한다. 안 교수는 “전염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과 손톱을 청결히 하고 피부를 긁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함께 사용하는 옷, 수건 등을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