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6일 경인양행 제1공장 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밀화학소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방금 전 클린룸에 들어갔다 왔는데 반도체 제조 공정과 여러모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2주전에는 동진쎄미켐에 가서 미스트를 만드는 과정을 봤고, 일주일 전엔 KIST에 가서 여러 가지 소재산업을 연구하고 육성하는 과정을 둘러보았다. 오늘은 포토레지스터 원료를 만드는 이곳에 와서 공정을 둘러보았다. 여기서 만든 것을 동진쎄미켐이나 일본 회사 등에 납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 일련의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한군데만 끊어져도 여러 가지 결함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아베 총리가 세 가지 원료를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세계 전체 반도체 시장의 생태계에 큰 교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제 WTO 일반이사회에서는 일본의 이런 비상식적인 조치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다. 우리 측 대표가 공개적인 대화를 하자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측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잘 풀어나가야지, 실제로 수입과 수출이 제한되는 경제적인 대란이 오게 되면 전반적인 세계 경제에 큰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미국에 있는 애플 등 회사들이 아베 총리의 조치에 대해서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과정인데, 아마 8월에 들어가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그렇게 되면 여러 품목에 규제를 가하는 교란 행위가 벌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나 그동안 일본에 일방적으로 부품이나 소재를 의존해 왔던 과정을 이제는 어차피 극복해야 될 단계가 온 것 같다. 이번 과정을 통해서 기업도, 정부도 그렇고 소재·부품 산업에서 스스로 자립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한 것이 큰 성과라고 하겠다. 어렵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부터라도 인력도 양성하고, 예산도 투입해서 소재·부품 산업이 자립할 수 있는 과정을, 가능한 시간을 당겨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늘 마침 여기 경인양행에 와서 보니, 오히려 여기서 만든 포토레지스터 재료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이쪽에서 자기들에게 공급을 안 해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호의존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교적으로 잘 풀어가야 할 사안”이라며 “오늘은 여러분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 허심탄회하게 좋은 의견을 말씀해주시고, 여러분들이 사전에 건의해주신 사항은 정책위에서 검토해서 당정 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