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래 불매운동은 물건이나 서비스가 하자 등으로 맘에 안 들 때 생산자나 판매자에 대한 품질증진이나 서비스증진, 하자보상 등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이 물건 사지 말자며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요...이번 불매운동은 소비자도 있지만 민노총 등 공급자 측이 주도한다는 게 특징인데 대개 불매운동은 공급자측에 타격을 주는 거라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그 운동을 주도하는 매우 특이한 현상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래서 이 운동은 소비자운동이라기보다 정치운동이라고 봐야 하고 민노총도 이 운동에 참여하는 건 노동조합이 아니라 정치집단으로서 참여한다고 봐야 하겠지요(참여과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비용과 자원은 철저하게 개인적으로 충당되어야 하는 겁니다) 어쨌거나 노조든 상인단체든 공급자들이 타격을 입는데도 불구하고 애국심에서 소비거부운동을 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려면 이 운동이 일본경제에 타격을 주어야 하고 우리가 입을 타격은 없어야 할텐데요, 목표의 실효적 달성이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짚어볼 점들이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사례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첫째, 이번 불매운동의 타겟처럼 되고 있는 유니클로는 생산자 즉 제조자는 주로 중국이나 베트남 공장 등 후진국이나 개도국입니다... 물론 브랜드가 일본거니 로열티는 받겠지만... 그 생산지 국가의 매출감소로 대개 이어질 겁니다. 둘째, 아마도 롯데계열사로 알려진 한국 판매회사와 유통망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이 입점 된 점포들과 거기 종사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배송 등에 종사하는 운송업체와 종사자들이 피해를 입겠지요. 물론 다른 의류 판매로 대체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유니클로 라는 브랜드가 히트텍 등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특징을 갖고 있어서 단순히 대체되기보다 오히려 국내 소비시장의 위축과 가뜩이나 심각한 나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기업들로선 그 매출감소분만큼 비용을 줄여야 하므로 일자리 감소 등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여하튼 현재 전세계는 국제분업체계에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불매운동에 브랜드국인 일본이 직접 타격을 입는 정도가 얼마만큼인지를 알아야 실제 목표에 실효적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즉 제조 판매 과정에서 일본경제에 미치는 비중(로열티)과 그 정도, 다른 생산 판매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말입니다. 특히 이 불매운동이 제품의 하자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내 정치적인 것이기에 한국시장에 국한될 수밖에 없고 결국 가장 타격을 입는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라고 했을 때...자칫 일본보다도 생산지 수출국인 후진국 개도국이나 판매국인 우리나라 경제가 피해를 더 본다면 일본경제에 타격을 주겠다고 시작한 게 국내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겁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편 이 일은 일본이 우리 수출 흑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해서 첨단제품의 소재 등을 수출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으로써 시작된 일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진정 불매운동을 통해서 일본에 제대로 된 보복을 하려면 살 ‘매’가 아니러 팔 ‘매’ 즉 일본경제에 필수적이고 치명적이라 일본시장에 판매를 거부하거나 일본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제품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팔지 않을 때 일본보다 우리가 더 어려워지면 안되니 그 제품은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거의 독과점적 공급자 지위를 누리고 있어 수출규제를 하더라도 우리는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제품이어야 하겠지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역사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략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베의 행동은 매우 졸렬하기 짝이 없지만 문제는 우리가 무작정 분노만 표출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 분노의 칼끝이 너무 무뎌서 아무런 타격이 되지 않거나 칼자루를 거꾸로 쥐고 있어서 목적과 달리 도리어 우리경제를 겨냥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예컨대, 핸드폰이나 첨단제품의 필수소재부품이 일본산인 경우가 많은데도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완제품을 우리도 팔기 때문이던가 안 살 때 우리가 더 불편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