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10년 고생 끊으려고 유명한 병원에 찾아갔더니 새는 장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새는 장증후군’ 또는 ‘장누수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증후군은 장 점막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정식 질환은 아니지만, 특수한 병태생리로 인해 각종 자가면역질환, 정신질환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음식물 등 물질의 소화와 흡수가 일어나는 소장 점막에는 세포들이 일정한 간극을 유지하며 연결돼 있다. 일종의 방어벽인 셈인데, 어떤 이유로 장 점막에 손상이 발생해 세포 간극이 느슨해지면 이 세포들 사이로 고분자 물질들이 넘어갈 수 있게 된다. 투과성 증가로 음식물 속 독소, 세균 및 부산물 등이 혈류를 타면 온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각종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대의학에서 새는 장증후군은 정식 진단명이 아니다. 하지만 독성물질이 온몸을 돌면서 아토피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음식물 알레르기, 천식, 자폐증,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내 정상적인 세균층이 파괴되면 장 점막이 손상된다.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 항암제, 자극적이거나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 부패한 음식, 알코올,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새는 장증후군의 특징은 증상이 비특이적이라는 점이다. 보통은 복통, 복부불쾌감, 소화불량, 변비 등 소화기증상이 나타나고,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 피부질환, 생리전증후군, 생리불순, 만성피로, 무기력함, 우울 및 불안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나연 경희대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 장투과성을 측정하거나 소변 및 대변 검사 등을 통해 새는 장증후군을 진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수검사법을 활용하는 대신 대증적 치료를 통해 접근한다”며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원인을 제거해 장관 기능을 복구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음식물 통제, 생활습관 개선,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증상이 완화되는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특히 음식물 섭취가 치료에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영양성분을 알아두는 것이 좋고, 장내 세균층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유산균, 멀티비타민제 등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