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은행 금리는 한국의 2~3배 라는데 가입할 방법은 없나?”
최근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금리가 높은 동남아 은행에 직접 예금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예적금에 직접투자하는 방법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먼저 집고 넘어갈 부분은 해외 예적금에 직접투자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례로 현재 예적금 금리가 4~6% 수준인 베트남의 경우 한국에 거주하면서 현지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베트남 여행을 가는 길에 예적금을 들고 오는 사례가 있었으나, 현재는 예적금 가입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여행 한달 다녀오고 예적금 한달 가입하는 꼴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현지에서 예적금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체류허가증(KITAS)이나 납세카드(NPWP) 등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현지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해외 자금의 이탈에 민감하다. 우리나라 역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해외자금의 이탈 우려가 제기된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은 우리나라 보다 해외자금 이탈을 더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은 해외 송금 시 현지 경제활동을 증명해야 하는 등 제한이 까다롭다. 현금 반출 역시 5000달러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캄보디아 또한 1만달러까지 외화의 해외 반출을 제한한다. 한 마디로 달러를 들고 들어가는 것은 쉬워도 들고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해외 예적금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지에 거주하지 않고 예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현지인이나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명의를 빌려 돈을 예탁하는 등 다양한 편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다만 이들 역시 무조건 고금리 예금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원화(KRW)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이 해외 예적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원화→달러→현지통화를 거쳐 자금을 예탁해야 한다. 또 돈을 찾을 때 역시 현지통화→달러→원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환전과정마다 일정 수수료가 차감되며, 환율 변동에 따라 10%대 이자를 받고도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두 단계 환전을 거쳐야 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 동달러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나는 셈이다. 특히 최근 미중무역 갈등에 따라 글로벌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환율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최근 발생한 DLS(파생결합증권) 사태처럼 시장 변동에 따라 원금에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처럼 예금보호 한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베트남의 예금보호 한도는 4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에 일반 국민이 해외 예적금에 직접투자하기 보다는 간접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가 해외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기는 매우 어렵다”며 “증권사 등을 보면 간간히 달러 표시 해외 예금 투자상품이 나온다. 해외 투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간접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