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선율과 묵직한 비트.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아이돌 가수가 랩을 시작한다. “(전략) 우리가 원하는 건 한 가지 대한 독립”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아이돌 그룹이라니. 올해 초 데뷔한 3인조 보이그룹 몬트가 제74회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노래 ‘대한민국만세’의 이야기다.
몬트는 이 곡 뮤직비디오를 독도에서 찍었다. 아이돌 가수 가운데 이런 시도를 한 팀은 몬트가 처음이다. 28일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만난 몬트는 “우리나라를 소개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가 독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이 가능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몬트는 ‘대한민국만세’의 가사를 직접 썼다. 영화 ‘암살’, ‘밀정’,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등 항일 운동을 다룬 작품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
가사에는 일본에 맞서 승리하겠다는 의미의 ‘항일’ ‘극일’ ‘승일’과 같은 단어가 등장해, 일부 일본 팬들은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단다. 빛새온은 “과거 독립투사들의 마음과 의지를 표현한 가사”라면서 “노래를 준비하면서 고민과 걱정이 컸지만,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에 따른 반응은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몬트는 광복절에 이어 오는 10월25일 독도의 날을 기념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이들이 ‘애국돌’ ‘개념돌’로 불리는 이유다.
몬트는 지난해 방영한 JTBC ‘믹스나인’에서 ‘강화도 아이돌’로 얼굴을 알렸다. 서울 한복판에서 트레이닝 받는 여느 아이돌 연습생과 달리, 산 좋고 물 좋은 강화도에서 데뷔를 준비해와서다. 지난 1월 첫 번째 미니음반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지 8개월여 만인 지난 25일 새 미니음반 ‘어썸 업!’(AWESOME UP!)을 냈다. 좋아하는 이성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한 타이틀곡 ‘가위바위보’를 포함해 모두 4곡이 음반에 실렸다.
몬트는 지난 3~5월 월드투어를 열면서 이 음반을 만들었다고 한다. 팀에서 랩을 담당하고 있는 로다는 모든 수록곡의 랩 가사를 직접 썼다. 가수 데뷔 전 미술을 전공했던 이력을 살려 음반 표지와 속지에 들어간 그림도 손수 디자인했다. 나라찬과 빛새온도 수록곡 ‘베’(Bae), ‘피곤’의 작사·작곡에 힘을 보탰다. 로다는 “공연을 위해 여러 국가를 다니면서 새로운 환경에 놓이다 보니 영감도 많이 떠올랐다”며 웃었다.
롤모델은 그룹 펜타곤. 멤버들이 직접 음반을 만든다는 점을 닮고 싶다고 했다. ‘청정돌’ ‘애국돌’ 등 자신들을 향한 애칭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크다. 빛새온은 “여러 수식어에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몬트만의 에너지와 자연스러움, 파워풀한 곡들로 우리의 색깔을 완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