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체구로 뿜어내는 호소력 짙은 발라드. 그룹 멜로디데이 출신 여은은 ‘반전’의 가수다. MBC ‘복면가왕’에선 절절한 목소리로 ‘님은 먼 곳에’(원곡 김추자)를 불러 마음을 울리더니, 한 달여 뒤엔 질주감을 강조한 댄스곡(멜로디데이 ‘스피드 업’)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6일 오후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만난 여은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반전매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은은 7일 오후 6시 신곡 ‘싸운 날’을 낸다. 소유·정기고 ‘썸’, 포맨 ‘못해’, 벤 ‘열애중’ 등을 작업한 작곡가 최성일과 민연재가 만든 발라드곡으로, 연인 간의 다툼과 이별을 소재로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사운드와 사실적인 가사 표현이 특징이다. 여은은 ‘내일도 기다릴 테니까/이제 제발 전화해’라는 소절을 특히 좋아한단다. 그는 “연인과 싸운 뒤 여자의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가사”라고 설명했다.
여은은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으로 ‘공감’을 꼽았다. 가사가 솔직하고 쉬워, 듣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남성분들은 여자친구와 싸운 뒤에 다이나믹듀오 선배님들의 ‘죽일 놈’을 많이 부른다고 들었다. 여성분들은 남자친구와 다투고 나서 ‘싸운 날’을 불러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1990년생인 여은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음악에 빠져 보냈다. 10여년 간 연습생으로 훈련받다가 2014년 멜로디데이의 멤버로 데뷔했다. 이듬해엔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수 이정을 꺾고 9대 가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멜로디데이를 널리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무대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멜로디데이가 해체한 뒤에도 여은은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신과의 약속’ ‘퍼퓸’ 등 여러 드라마의 삽입곡을 부르고,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관객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건 1년여만의 일이다. 여은은 연신 “무척 떨리고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멜로디데이로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이 솔로곡 발표 자리에 온다는 것도 말렸다. 멤버들 앞에서 노래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떨릴 것 같아서였다. 여은은 “고맙게도, 멤버들이 많이 응원해준다. ‘늘 하던 대로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팀 활동은 끝났지만, 멜로디데이를 향한 애정은 각별하다. 여은은 “멜로디데이 노래보다 우리가 부른 OST를 더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며 “하지만 내가 솔로 가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예전 (멜로디데이의) 노래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