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쟁이 시작됐는데 승리자가 누군지도 중요하겠지만, 그와 함께 IP(지식재산권)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IP 플레이어에게도 큰 기회이자 성공 찬스다. 네이버웹툰이 영상시장에서 IP를 바탕으로 파워풀한 영향력을 차지하면 아시아의 디즈니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에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성과와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OTT시장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출로 격변을 맞이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선점을 막기 위해 애플과 디즈니가 자체 OTT를 출시한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인 ‘웨이브’를 출시한데 이어 CJ ENM과 JTBC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OTT 시장에 진출 예정이다.
각 플랫폼이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사이 네이버웹툰은 IP사업을 통해 OTT전쟁 속 또다른 수혜자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 비즈니스는 유튜브와 넷플리스적인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픈 플랫폼에 가까운 ‘도전작가’로 참여 시스템을 만들어 수많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도전을 할 수 있었고 프로패셔널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툰은 ‘비주얼 스토리텔링 콘텐츠’로서 영상 콘텐츠와 달리 소비자가 콘텐츠 소비 속도를 주도할 수 있고, 작가 혼자서도 방대한 세계관과 비주얼을 모두 만들어 낼 수 있는 콘텐츠로 영상이 대체할 수 없는 웹툰만의 특징이 있다”라며 “자체의 완결성도 뛰어나지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원천 콘텐츠로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 5주년을 맞는 네이버웹툰은 구글플레이 앱마켓 만화 분야 수익 기준 전 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중인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을 포함한 네이버 웹툰의 월간 순 방문자(MAU)도 6000만명을 달성하며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간 미국 라인웹툰의 MAU는 연평균 71%, 일본 라인망가의 MAU는 연평균 32%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세계 각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이용자 중 상당수가 10·20 세대로 Z세대에게 특히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아마추어 플랫폼인 ‘캔버스’에서 연재되는 작품 수는 연평균 108%씩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렇게 마련한 글로벌 웹툰 생태계를 기반으로 웹툰 IP를 영화와 드라마, 게임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 방영을 시작한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 웹툰 원작 드라마들은 모두 원작이 네이버웹툰에서 출발했다.
네이버웹툰은 영상 기획·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스튜디오N’ 등을 통해 콘텐츠 IP 기반 비즈니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창작자들이 자국의 언어로 창작을 하고 나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작품이 공개되며 다양한 2차 저작물을 통한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다. 향후엔 다양한 OTT 플랫폼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웹툰의 중장기 성장에 있어 중요한 미국 시장에서도 웹툰의 영화화, 드라마화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미 굉장히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아직 진행 중인 사항이라 공개는 어렵지만 다수의 글로벌 OTT 사업자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은 연재 작품들에 ▲유료 콘텐츠 판매, ▲광고, ▲IP비즈니스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을 포함한 2019년 2분기의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올 한해 글로벌 콘텐츠 거래액은 6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네이버웹툰 작가 62% 연간 수익 1억 이상 … '현지화' 및 '창작자 육성'의 힘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웹툰 IP기반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웹툰 작가들의 수익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창작자들이 자국의 언어로 창작한 후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작품이 공개된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말부터 글로벌 유료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연재 작가의 62%인 221명의 작가가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만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전체 작가의 평균 연 수익은 3억1000만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창작이라는 그 자체로 고귀하지만 직업 위상의 재고가 필요해 작가들의 연봉을 공개하기로 맘 먹었다"며 "작가 중 62% 달하는 221명은 연간 1억 이상이며 84%는 5000만 이상이다. 이는 순수 웹툰 플랫폼을 통한 수익만을 언급한 것이고, 억대 연봉 작가들이 '탑 티어' 몇 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승급 시스템 △요일제 웹툰 △미리보기 유료 서비스 등을 최초로 도입하며 웹툰 생태계 구축을 이끌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웹툰은 2014년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출시하며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자체가 생소하던 미국과 일본에서 원작 검수만 5~6단계를 거치는 철저한 현지화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현지 작가 육성 시스템과 다양한 수익 모델 등을 앞세워 시장에 안착했다. 미국 웹툰 시장 탑10에 드는 웹툰 10개 중 9개가 모두 현지 창작자들의 만화인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웹툰의 현지화 전략은 그만큼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탑10 작품 중 유일하게 한국인 창작자가 연재하는 작품은 동양적 감각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주목 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현재는 동남아시아 등으로 보폭을 넓혀 세계 100여개 국에서 6000만명의 월간 순 방문자(MAU)를 확보한 상태다. 올 연말에는 유럽 2개 언어권에 추가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