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역사박물관에서 화양산 황단 100주년 기념 수당 이덕응 유물 특별기획전 ‘국태민안의 염원, 화양산 황단’ 전시가 9일 홍삼축제 개막과 함께 열린다.
진안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당 이덕응과 관련된 고문서와 고서적(이아, 봉곡집, 야은집, 우암언행록 등), 호적표, 관보, 제문, 간찰, 전통제례상과 제기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전시된다.
수당 이덕응(1866~1949)은 전주이씨 선원계 덕흥대원군의 후손으로 서울 남산골에서 태어나 궁내부 장릉참봉 판임관을 지냈다.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해 김제 등에 머물다 1909년 진안 주천면 대불리에 정착, 손정백 등과 후진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인 화양도원을 대불리 개화마을에 열었다.
그는 또한 1919년 이덕응은 고종(광무황제)의 승하소식을 듣고 3년 동안 매년 초하루와 보름에 화양산에 올라 제자들과 상복차림으로 소리내 슬프게 울었다고 전해진다.
민심을 바로잡고 기울어가는 국운을 되살리기 위해 황단 설단을 상소하고, 순종(융희황제)의 윤허를 받아 천극(天極) 옥황상제, 지극(地極) 공자, 인극(人極) 고종황제 등 삼극(三極)의 신위를 봉안하고 국태민안을 염원하는 제례를 지냈는데, 이를 황단제라 한다.
황단제는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도 궐사하지 않고 명맥을 이어온 전국 유일의 황단제례행사로, 지난달 27일 화양산 정상 황단에서 100주년 기념 황단제가 이덕응의 후손과 유림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엄숙히 봉행됐다.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이러한 수당 이덕응의 생애와 사상, 철학, 항일의지를 보여주는 부친 이희식의 동몽교관 교지와 모친의 증직영인 교지, 장릉참봉 임명장과 13도도순강장 임명장, 황단제와 화양도원 관련 문서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24호로 지정된 이덕응 초상화 3점(금관조복입상, 유복좌상, 평복좌상)도 전시된다. 이들 초상화는 구한말 최고의 초상화가(어진화가)인 종2품 석지 채용신이 화양도원에서 4개월간 머물면서 1916년에 그린 것으로, 채용신의 작품 중에서 한 인물을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그린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알려져 미술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진안=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