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빌미로 펀드 가입 요구한 신한은행 '갑질' 논란…“대출과 상관없는 상품 권유”

대출 빌미로 펀드 가입 요구한 신한은행 '갑질' 논란…“대출과 상관없는 상품 권유”

기사승인 2019-10-16 15:06:32

신한은행이 대출 신청인을 대상으로 은행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를 시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출받다가 은행원한테 갑질을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신한은행 대구 A지점에서 집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대출을 신청한지) 3주 정도 걸려서 가심사, 본심사까지 통과해서 은행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서류가 끝난 줄 알고 (은행에) 갔는데 알고 보니 펀드를 가입하라고 부른 것이었다”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10만 원짜리 펀드상품을 가입하라고 권유해서 ‘돈이 없어서 안 될거 같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은행 직원은 펀드를 가입하지 않겠다는 글쓴이에게 “소득심사 및 서류를 꼼꼼히 재검사 한 뒤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재검사’라는 말에 놀란 글쓴이는 “본심사까지 서류가 다 통과됐는데 왜 다시 심사를 하냐”고 물었고, 이에 은행 직원은 “펀드를 가입 안하니 다시 서류를 심사하는 것이며, 불합격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급해진 글쓴이는 펀드를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은행 직원은 “됐다. 제가 펀드를 안 받을 테다. 심사를 다시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혹시나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 글쓴이는 펀드를 가입해 달라고 사정했고, 심지어 소리까지 지르며 펀드를 가입시켜 달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은행을 나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하고 비참했다”면서 “돈이 많아서 대출받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 대출받는 건데…급여통장까지 바꾸고 펀드도 가입했다”고 호소했다.

이 글은 16일 오후 3시 현재 조회수가 14만건에 육박하며, 수백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 SNS에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은행직원의 ‘갑질’에 광분하며 글쓴이에게 대응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한 누리꾼은 “녹취 필요 없다”며 “일단 펀드를 가입하고 대출도 실행한 뒤 해당 직원 신상을 정확하게 기재해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라”고 일러줬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출진행시 상품 강요는 불법행위”라며 “예전에야 펀드, 카드, 적금 등을 가입하면 금리인하에 도움이 됐지만, 정책자금 진행시 무의미한 상품권유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한은행 A지점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출을 진행하면서 상품을 권하긴 했지만 강압적인 부분은 없었다”라며 “당시 직원이 정중하게 사과도 하고 상품 가입은 대출과 상관없다고 설명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꺾기’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면서 30일 이내에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 등의 가입을 강요하는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로 은행법 제52조의 2에 따라 금지돼 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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