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작년 12월, 해외 쇼핑몰에서 헤어드라이어를 119.99달러에 구매했다. 가격이 저렴해 의심스러웠지만, 겉보기에 공식 홈페이지처럼 보여 결제를 진행했다. 하지만 카드 승인내역에는 119.99달러가 아닌 864.92위안(약 14만4000원)이 결제되어 있었다. 서둘러 해당 쇼핑몰에 다시 확인했지만, 문의 가능 연락처는 없었고, 다시 접속하니 로그인도 불가능했다.
# B씨는 작년 11월 한 해외 쇼핑몰에서 구두 두 켤레를 구매했다. 하지만 달러로 표시된 상품 가격과 달리 1629.40위안(약 26만5000원)이 결제됐다. 나흘 후 추가로 구매한 상품이 없었는데도 동일한 쇼핑몰에서 또다시 1004.57위안(약 16만6000원)이 결제되어 있었다. B씨는 “쇼핑몰 게시판에 이에 대한 문의를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 C씨는 2017년 11월 해외 사이트에서 패딩을 카드 결제하려다 실수로 위안화 결제를 했다. 취소하려고 했지만, 사이트 내 취소가 불가능했다. C씨는 “취소메일을 발송했지만 회신이 없었다”면서 “현재는 로그인조차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전긍긍했다.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9일)’ 등 글로벌 최대 쇼핑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해외 온라인 사기 사이트에 대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최근 해외 ‘직구족’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노리는 사기쇼핑몰 또한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지난 3년간 관련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 ▲박싱데이(Boxing Day) 등 할인행사가 많은 11월~12월에 피해의 절반이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2년간 센터에 접수된 해외사이트 피해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전체 피해금액 7360만원(217건)의 63.7%에 달하는 4696만원(142건)이, 2018년에는 총 6724만원(295건) 중 51% 인 3432만원(106건)이 기간 중 일어났다.
피해 품목은 신발, 가방 등 패션잡화가 2건 중 1건을 차지했다.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된 전체 피해 591건을 살펴보면, 패션잡화가 53.6%(3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가 24.9%(147건)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품목을 합치면 총 78.5%에 달한.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서 블랙프라이데이 맞이 유명 브랜드 할인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매했다 피해를 입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해외 사기 사이트의 경우 대부분 연말 대규모 쇼핑 시즌을 노리고 직전에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사업자정보 등이 공개되어 있지 않거나, 서버가 해외에 있어 피해를 입더라도 구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리 다양한 방식으로 해당 쇼핑몰에 대한 위험성을 체크해야 한다”면서 “해당 사이트 내 구매후기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도메인 주소 앞에 ‘https://’를 붙였을 때 자물쇠 그림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스캠어드바이저’와 같은 온라인쇼핑몰 점검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당 쇼핑몰의 사업장 소재지가 중국으로 확인되거나 최근에 생성됐다면 이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외에도 해외 온라인 쇼핑몰 이용관련 문의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 가능하며, 이곳에서 반품, 환불, 법규 등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쇼핑몰에서 유명 브랜드를 할인 판매하고, 달러나 유로화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만 위안화로 결제가 이뤄진다면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사이트를 통해 상품 구매 전에는 이메일이나 사이트 내 게시판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쇼핑몰과 연락이 이뤄지는지 확인한 후 이용해야한다”고 전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