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한 강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연 노무현시민학교에 참석해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던 중,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 행태와 이를 보도하는 언론 행태에 날을 세웠다.
특히 검찰의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개인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가 수년간 법 위반 사례를 가려내 처벌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본인이 당한 일이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할 일도 없어서 그런 처지에 갈 일도 없지만,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며 “그런 생각을 가지면 모두 굉장히 억압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고시 공부하고 계속 검사 생활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무섭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두려우냐’는 방청객 질문에는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또한 “제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 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어서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소장을 분석해 다음 주 알릴레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검찰 공소장을 소위 ‘황새식 공소장’이라고 비난했다.
“목이 긴 다른 새들은 눈이 좋아 살아남았는데 황새는 눈이 나빠서 멸종했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15개 혐의가 모두 주식 또는 자녀 스펙 관련 내용이다. 15번을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는 눈이 나쁘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 차관 한 분은 비디오에 나와도 못 알아보지 않느냐”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에둘러 검찰 수사를 거듭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앞선 검찰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한 비판 보도를 두고는 황교안 대표 사례를 꺼내 들었다. “황교안 대표는 할 말이 있어서 자기 발로 검찰에 갔을 텐데도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면서 “그분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에는 시비를 걸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만 비판하는 것은 정파적 보도”라고 말했다.
또 ‘조선일보는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이 잘못됐다며 오히려 일본을 두둔한다’는 방청객 지적에 “문재인이 싫어서 모든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그건 어느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최근 북한 주민 송환 문제가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서는 “사람을 16명이나 죽이고 왔는데 여기서 재판할 수도 없고, 재판하고 가두면 우리 세금으로 밥을 먹여야 하니까 돌려보낸 것 아니냐”며 “문재인이 싫으니까 그런 (비판을 하는) 거다. 그렇게 받고 싶으면 자기 집에 방 하나 내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진중권 동양대 교수 전화를 받고 “(동양대 표창장 사건을)덮을 수 있데요”라고 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 저질 기사”라고 일축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