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박예휘 부대표는 21일 시민 분향소 (한성대 입구역 2번 출구) 분수마루에서 열린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2일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자택에서 네 명의 식구가 돌아가신 채로 발견됐다. 우편함 속에서 발견됐다는 은행, 카드사 등으로부터의 각종 채무이행통지서, 월세 살이, 쥬얼리 노동자. 밝혀진 단편적인 사실들을 보며 감히, 내일을 꿈꿀 수 없게 만들었던 원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해본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소득이 적을수록 주거비용을 포함한 생활필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계부채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생긴 것이겠나.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땀흘려 일만 해서는 도저히 삶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빈곤을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버렸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심각한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빈곤실태조사가 이뤄진 2010년 기준으로 수급자수는 155만 명이지만 117만 명은 절대빈곤층임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지원대상에서 탈락했다. 빈곤은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탓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박 부대표는 “현재까지 고인들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연고자가 없어 공영장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제도적으론 무연고자가 맞다. 그러나 고인들이 유서와 함께 발견되기 전에 이 분들의 생활고와 생의 절박함을 먼저 발견하지 못한 우리 사회 모두가 이 가족의 연고자이다. 잔혹한 사회가 하늘로 떠나보낸 고인들을 추모하며, 정의당은 지금도 어딘가에 칸칸이 숨겨지고 치워져버린 가난을 비추고 발견할 수 있도록, 부양의무제 폐지와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을 포함해 탄탄한 복지제도를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