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상륙한 자동 배차 서비스 ‘카카오T 블루(이하 카카오택시)’가 출발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 택시 노동자들이 근로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카카오택시 운행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카카오와 택시 노동자들이 이번엔 대구에서 ‘프리미엄 택시’ 문제로 정면 충돌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과 업무 협약을 맺고 대구에서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택시 운송가맹사업자 DGT모빌리티는 4일 오후 예정된 ‘카카오T블루 발대식’을 시작 30분 전에 돌연 취소했다.
이날 발대식이 예정된 대구시교통연수원 앞에서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본부(이하 택시노조)가 DGT모빌리티 출범 반대 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대구 택시 운전기사 1000명(주최 측 추산)은 “DGT 측이 지난 8월 카카오택시 운행 전 노조와 한 구두 합의를 어겼다”며 서비스 운영 철회를 촉구했다.
택시조조는 “DGT모빌리티가 카카오택시 운전기사 선별 가입, 강제 배차 및 강제 노동 강요, 기형적인 운송수익 분배 등으로 노-노, 노-사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콜비 수익 독점하는 DGT는 각성하라’, ‘노노갈등 부추기는 DGT 해체하라’, ‘죽어가는 택시정책 택시노동자 다 죽는다’ 등의 피켓을 들고 카카오택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웅 대구본부 조직정책지원국장은 “DGT모빌리티가 운송가맹사업 면허 신청 당시 차량 번호 200여개를 거짓으로 신고했지만 대구시는 변경 신고인가를 내줬다”며 “DGT모빌리티는 부당노동 행위를 중단하고 거짓으로 받은 면허도 즉각 반납해야 된다. 우리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준홍 DGT모빌리티 대표는 “택시노조가 주장하는 불법파견, 강제운행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카카오택시 운전기사 선정은 택시 업체별로 노사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안알고 있다”며 “발대식을 개최 여부와 날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들이 카카오택시에 반발하는 이유는 프리미엄 택시로 인해 일반 택시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 노동자들은 프리미엄 택시인 카카오택시 사업을 시작으로 대기업인 카카오가 결국 택시 업계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택시노조의 거센 반발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카카오택시 운영을 허가한 대구시도 난처한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노조가 지적한 문제가 크게 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어 보이지만 모든 사항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며 “법이 미비한 점이 있는지 검토하고 양측의 갈등 중재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전용 앱을 이용해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주변에 있는 차량이 강제로 배차되는 시스템으로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운임 외에 최대 1000원의 서비스 이용료가 추가된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