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투여 등 간접적인 치료만 가능하던 자궁내막손상의 직접 치료법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팀은 생쥐의 손상된 자궁에 자궁내막세포-생체재료 복합체를 주입해 성공적으로 회복시켰다고 10일 밝혔다.
자궁내막 손상은 선천적으로 자궁이 얇거나, 물리적 손상으로 섬유화가 진행 됐을 때 발생한다. 정상 자궁내막은 배란기에 두꺼워져 안전한 착상을 돕지만 손상되면 내막이 충분히 두꺼워지지 못해 착상이 어렵다.
현재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도록 촉진하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을 투여해 자궁내막 손상을 치료한다. 호르몬을 통한 치료방식은 회복을 유도하는데 그쳐 직접적 치료는 아니다. 난임 환자가 시도하는 시험관 시술도 자궁 내막이 손상됐다면 효과가 없다.
구 교수팀은 자궁내막이 손상된 생쥐모델로 실험했다. 미리 채취한 생쥐의 자궁내막세포를 체외에서 배양, 기능화 시킨 뒤 피부재생효능이 이미 알려진 히알루론산과 혼합해 손상 부위에 주입했다. 주입된 세포는 자궁내막에서 증식해 얇아졌던 두께를 정상수준으로 회복시켰으며 섬유화 현상도 많이 완화됐다. 착상과 발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생쥐의 회복된 자궁에 배아를 이식해 착상에 성공했으며, 배아가 온전하게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구 교수는 “자궁세포와 안전성이 입증된 히알루론산을 이용한다면, 비교적 안전하게 자궁내막 손상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통해 환자의 자궁내막세포를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 착상실패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연구팀은 이후로도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사람처럼 단태 임신을 하는 영장류, 원숭이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실제 임상치료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아울러 임신기간 동안 확장됐다가 출산 후 원래 크기로 돌아가는 자궁의 탄성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생체재료 등 다양한 세포공급원도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생체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액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Acta Biomaterilia)’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