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하위권에 쳐졌던 KT가 어느새 상위권을 넘보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는 11일 기준 11승 9패로 원주 DB, 전주 KCC와 홤께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2라운드 시작전에 리그 8위였던 KT는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상위권까지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김윤태가 돌아오면서 허훈의 부담이 사라진 것이 KT 반등요인의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 시즌 외국 선수 마커스 랜드리가 중심이 된 ‘양궁 농구’를 펼쳤다. 상대적으로 허훈이 공을 잡는 시간이 적었다. 그러나 외국 선수 제도가 변경되면서 KT는 올 시즌 허훈에 전적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허훈은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2분17초를 소화하며 평균 18.2득점(국내선수 1위) 6.2어시스트(전체 1위) 3.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하지만 허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KT는 승리를 쌓는 데 실패했다.
하위권에 빠졌던 KT를 끌어올리기 위해 서동철 KT 감독은 허훈과 김윤태로 이어지는 포인트가드 2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투가드 시스템을 가동했다.
투가드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KT의 득점력이 크게 올랐다. 5연승을 하는 동안 KT는 평균 득점이 90.8점에 달한다. 5경기를 제외한 평균 득점(82.6점)보다 약 8점 가까이 늘었다.
허훈과 김윤태의 시너지로 재미를 보고 있는 KT다.
김윤태와 허훈은 스타일이 다르다. 김윤태가 패스와 드리블이 뛰어나다면, 허훈은 슈팅력이 좋고 2대2 플레이에 능숙하다. 김윤태가 실질적인 포인트가드 역할을 보면서 허훈이 득점에만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
또한 허훈이 공을 쥐고 있을 때면 빅맨을 이용한 2대2 플레이가 가능하다. 상대 수비를 끌어 모으면 직접 슈팅을 가져가거나 비어있는 선수를 향해 기가 막힌 패스를 찔러 넣고 있다.
허훈의 체력 부담도 크게 줄었다. 허훈은 김윤태가 돌아오기전 35분 이상 소화했다. 김윤태가 경기를 소화하면서 허훈의 출전시간이 약 4분 가까이 줄어들었고, 집중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났다.
서 감독은 지난 6일 삼성전이 끝난 뒤 "(허)훈이가 2번으로 뛰면 또 다른 옵션이 생긴다. 1번에선 공격을 하면서도 동료를 봐줘야 한다는 생각이 플레이를 주저하게 할 수 있다. 2번에선 (김)윤태를 믿고 편하게 공격에 집중한다"라고 흡족해 했다.
가드진의 플레이가 정돈 되면서 포워드진의 공격도 되살아났다. 지난 시즌 김영환과 양홍석의 하이로우 플레이가 살아났다. 190㎝이상의 장신 선수들의 패턴 플레이는 지난 시즌 kt의 주 무기였다.
특히 올 시즌 초반 스타팅 라인업에서 밀리는 등 성장통을 겪던 양홍석이 화려하게 활했다. 5연승 기간 동안 평균 12.4득점을 올리는 등 시즌 초반에 피해 폼이 상당히 올라왔다. 김영환도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는 등 노련미를 과시하고 있다.
KT는 11일 선두 서울 SK와 맞대결을 가진다. 5연승을 달리면서 기세를 끌어올린 KT가 현재 리그 최고의 팀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