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성재의 사망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무죄로 인정된 전 여자친구 김모씨의 어머니가 온라인상의 악성댓글과 허위사실 유포로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예고편과 SNS를 통해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됐던 스위스그랜드 호텔 과거 근무자들의 제보를 요청한 데 대한 반응이다.
김씨의 어머니는 13일 법무법인 덕수를 통해 “또다시 무책임하게 의혹을 제기하면 우리 가족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큰 고통에 빠지고 말 것”이라며 편파 보도 자제와 진실 촉구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딸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도, 우리 가족은 지난 24년간 편파적인 보도에 의해 큰 고통을 받았다”며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1993년 듀오 듀스 멤버로 데뷔한 김성재는 1995년 첫 솔로곡 ‘말하자면’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김성재의 여자친구 김씨가 사망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2·3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지난 8월에도 ‘고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을 통해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려고 했으나, 김씨가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법원에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 지면서 방송이 불발됐다.
김씨 모친은 이번 입장문에서 “숨진 김성재의 팔에서 28개 주사 자국이 발견됐는데 최초 발견자인 경찰은 4개만을, 검시의는 15개를, 최종적으로 부검의는 28개를 발견했다. 4개 이외의 자국은 일반인이 보아도 찾기 어려운 것이 아니겠냐”며 “반항흔 등 타살로 볼만한 정황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덕수 측도 “김성재 사건의 항소심 판결에서는 김성재의 사망 시각을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고사나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졸레틸의 마약 대용 가능성에 비춰 사고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면서 “원심이 거시 증거에 의해 유죄의 판결을 한 것은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고 부연했다.
김씨 모친은 기자들에게 보낸 별도 글에서 “대중은 사건(김성재 사망)의 본질은 알지 못한 채 오로지 제 딸에 대한 의심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 가족들과 아이들의 학교와 신상까지 공개하며 죽이겠다는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각한 자살 충동과 우울증으로 무너져 가는 딸을 보며 엄마로서 마음이 무너지는 고통을 매일 느낀다”면서 “부디 더이상 악플과 마녀사냥 하는 악의적인 기사로 인해 제 딸이 고통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늙은 어미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