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법적 리스크 우려를 실적으로 돌파하며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특히 조 회장은 ‘건전한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3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신한금융지주회사 본사에서 열고 조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로 추천된 조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다.
회추위는 이날 조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추천하면서 경영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회추위는 조 회장이 지난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조 회장 취임 첫해 2조9492억원에서 지난해 3조1983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15.78%의 성장률을 보이며 3조70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이같은 경영실적을 두고 나온 이만우 회추위원장의 발언이다. 이 위원장은 “이번 은행권 파생상품 이슈와 관련해서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제했고, 오렌지라이프 인수에서도 염가매수차익을 계산하지 않는 등 그룹을 건전하게 운영하면서 경영성과를 개선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룹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판매한 DLF(파생결합펀드)가 불완전판매 지적을 받는 가운데 소비자보호를 고려하며 그룹의 수익을 확대한 조 회장의 공로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렌지라이프 인수에서 염가매수차익을 반영해 수익을 회계상 부풀리지 않고 리딩금융그룹을 달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조 회장의 ‘건전경영’은 회추위가 법적 리스크 우려를 검토하고도 그의 연임을 결정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이었던 2015~2016년 신입사원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법적 리스크 문제는 충분히 따져봤고,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이사 유고상황이 발생하면 그 직무대행은 은행장이고, 상법에 따라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 해임과 선임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용병 회장은 이날 연임이 확정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회·주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을 만들겠다”며 “복잡한 환경에 개방성을 가지면서, 끊임없이 조직 혁신을 통해 그룹을 경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채용비리 재판에 대해 “일년 동안 재판을 받으면서 성실히 임했다. 또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주에 절차가 끝나 지금은 자숙하는 자세로 재판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