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측이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원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 조작으로 데뷔가 무산된 연습생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원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신윤용 CJ ENM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30일 오후 서울 상암산로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로듀스’의 경우, (투표 결과와 관련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피해자와 수혜자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신 담당은 “처음 조작 의혹 관련 기사가 나오고 나서 내부적으로도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 외부에서 온라인 투표 결과가 오고 (문자투표 결과 등과) 집계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다 보니, 제작진 일부만 (원 데이터를) 알고 (순위를) 판단할 수 있었다”며 “이후 내부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확보한 데이터가) 불완전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외부에서 집계된 데이터의 원본 여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집계된 결과치가 맞는 자료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외부 데이터의 원본 확인이 필요한데, 외부 회사를 통해 원본 데이터를 조회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신 담당은 설명했다.
또한 “(투표 집계에 관한) 내부 프로세스가 있으나 집계 과정에서의 오류, 집계 담당자 실수 등의 상황을 대비해, 외부에 위탁하거나 시청자 참여위원처럼 실시간 집계 과정 자체를 외부 단체가 참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데이터 집계를 통해 피해자가 확인되는 대로 금전 보상 등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을 시작할 방침이다. 다만 추가 피해를 우려해 피해자와 수혜자를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은 시즌4(‘프로듀스X101’)가 종영한 지난 7월 처음 불거졌다. 생방송 문자투표 결과 1~20위 연습생의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분석된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은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등 기획사 관계자 5명도 안 PD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