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 자처한 대상 후보들…김구라가 만든 ‘MBC 연예대상’ 풍경

‘구색’ 자처한 대상 후보들…김구라가 만든 ‘MBC 연예대상’ 풍경

‘구색’ 자처한 대상 후보들…김구라가 만든 ‘MBC 연예대상’ 풍경

기사승인 2020-01-02 11:24:16

“2파전 양상입니다.”(김성주)
“(당혹스러운 듯 웃으며) 6명을 불러놓고 2파전 양상이 무슨 말씀이십니까.”(유재석)
“(개의치 않고) 그러면, 구색들 먼저 고르겠습니다.”(김성주)

6명의 대상후보 중 4명이 ‘구색’을 자처하면서, 자신이 고른 대상 공약을 보고 “더 센 것도 가능하다”며 코웃음을 쳤다. 29일 서울 성암로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19 MBC 연예대상’ 풍경이다.

이날 연예대상 후보로 지명된 인물은 이영자, 김구라, 유재석, 김성주, 전현무, 박나래. 일찍부터 MBC ‘놀면 뭐하니?’를 이끈 유재석과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에서 활약한 박나래의 접전으로 예상됐지만, 후보들이 직접 “나는 구색”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하루 먼저 열린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후보로 지명된 김구라가 “방송사에서 구색을 맞추려고 여덟 명을 넣은 것 같다”고 말한 뒤 벌어진 일이다.

시작은 이영자였다. 가장 먼저 대상 후보로 발표된 그는 자신의 유행어를 패러디해 “상아 상아 내 상들아, 1년 겨우 버티고 남에게 가는구나”라며 “나도 안다. 내가 구색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내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올해 MBC의 병풍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지명된 김구라, 김성주, 전현무도 “대상은 유재석이나 박나래”라며 ‘구색’을 자처했다.

이와 같은 ‘자조’는 대상 공약을 고르면서 극에 달했다. MBC는 후보 6명에게 ‘대상 수상 공약’을 선택하게 했는데, 이영자·김구라·김성주·김구라가 입을 모아 “어떤 공약이 나와도 자신있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대상 수상자가 아닐 것을 예상한 말이었다. 김구라는 “그야말로 구색”이라며 “고추냉이 퍼 먹기, 한강 입수 다 하겠다”고 호언했다. 이어 ‘지압판 위에서 20번 뜀뛰기’가 공약으로 나오자, “바늘 위에서는 못 하겠냐. 불구덩이에도 들어갈 수 있다. 포철 용광로에서 뛰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다른 후보들도 지지 않았다. ‘바람 마이크로 노래부르기’ 공약을 뽑은 김성주는 “마이크에서 불이 나와도 부를 수 있다. 불을 그냥 받아 먹겠다”며 웃었다. 이영자는 ‘만보기 헤드뱅잉 달고 방송하기’가 나오자, “전국민 여러분에게 소고기를 쏘라고 해도 두 근씩 쏠 각오가 돼 있다. 여러분이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주신다면, 숯불갈비를 대접해드리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현무는 자신이 뽑은 공약이 ‘스쿼트 20회’인 것을 확인하고 곧장 “정확한 동작으로 200회 하겠다. 여러분 다 가고 나도 여기에서 혼자 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은 결국 박나래에게 돌아갔다. 3년 간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고배를 마셨던 그는 드디어 첫 대상 트로피를 손에 안게 됐다. 박나래는 눈물을 쏟으면서 “나는 착하고 선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예능인 박나래는 자신이 TV에서 한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예능인 박나래로서 선한 웃음 주도록 노력하겠다. 거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에 있겠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