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내 교동미술관에서는 ‘시작(始作)을 위한 시작(示作)’展이 펼쳐져 경자년 새해의 새로운 시작과 계획 등 여러 가지 의미를 전한다.
‘시작을 위한 시작’은 내달 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전북미술의 선구자 역할을 한 故김치현, 故장령, 박남재 화백을 비롯해 강정진, 강종열, 김병종, 김두해 작가 등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강정진 작가의 1991년 작 ‘제주도 풍경’에서 지난해까지 교동미술관이 13년간 모은 소장품展으로 힘찬 붓의 움직임, 채도 높은 발색 등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작고한 장령 화백의 1993년 작 ‘모란’과 김치현 화백의 2008년 작 ‘천년의 꿈’, 한국의 인상파 대가인 박남재 화백의 2012년 작 ‘남원산동’ 등 주옥같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남재 화백은 독창적인 색감과 원색의 붓질로 자연의 본질을 표현하고 있다. 힘찬 원색의 붓질 밑에 수없이 많은 색이 어우러져 빛과 위치에 따라 색이 변화돼 보인다. 한 화면에 공존하는 구상회화의 서정성과 추상회화의 절대미, 색상의 대비 속에서 소재가 되는 자연을 넘어선 진정한 미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색채의 마술사 故김치현 화백의 작품은 서정적인 자연의 일상을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의 색감을 가미해 화폭을 구성해 내고 있다. 커다란 면 분할로 이뤄진 화면 위에 물감이 가진 색, 혼합되지 않은 색의 발색은 동화적인 순수함으로 관람자를 동심으로 이끈다.
故장령 화백은 전북을 대표하는 근대서양화가로 사실적인 화폭 속에서 자연과의 소통을 흙냄새가 나는 풍경화와 꽃, 정물화로 전하고 있다. 자연을 수정하거나 변형하기보다 강렬한 터치와 밝은 색채, 자연 그대로의 표현으로 자연에 대한 열망을 전한다.
교동미술관 관계자는 “시작을 준비하는 설레이는 순간을 시작을 위한 시작전과 함께하며 힘찬 기운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매주 월요일은 교동미술관 정기휴관이다.
전주=홍재희 기자 obliviat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