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야당 의원 야유 발언으로 일본 국회 파행 조짐

아베 총리, 야당 의원 야유 발언으로 일본 국회 파행 조짐

기사승인 2020-02-13 15:56:15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당 국회의원에게 한 야유성 발언이 논란이다.

야당은 13일 아베 총리의 사죄와 문제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징계동의안을 준비 중이어서 정기회기 중인 일본 국회의 파행 공산이 커지고 있다.

앞서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간사장 대행이 ‘사쿠라를 보는 모임’ 논란 등 아베 총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거론하면서 “도미는 머리부터 썩는다. 이 지경까지 왔다면 머리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상 아베 총리를 '썩은 생선 머리'로 비유한 셈이었다.

이를 듣던 아베 총리는 흥분한 목소리로 “의미가 없는 질문”이라고 야유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질의자로 나선 입헌민주당의 오사카 세이지 의원에 대한 답변 기회를 이용해 “(나를 향한) 온갖 욕설이 이어지고 있다. 비생산적이다. 이곳은 일방적인 매도의 장이 아니다”라며 쓰지모토 간사장 대행을 향해 야유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사과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은 아베 총리의 사죄와 야유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일정을 보이콧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13일 “정부에 대한 국회의 추궁을 의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총리를 맡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민주주의와 의원내각제가 파괴되고 있다”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등 야권은 아베 총리가 사죄하고 해당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이날 중 중의원에 징계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 야당은 징계동의안이 제출된 상황에선 아베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예산 심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아베 총리의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4월 총리실 주관의 봄맞이 행사로 열린 '사쿠라를 보는 모임'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인사들을 대거 초청하는 등 세금이 들어가는 공적 행사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야당은 지난달 20일 시작된 올해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연일 아베 총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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