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개강을 앞두고 대학가에서 중국 유학생 관리에 진땀을 빼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1주 사이 중국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유학생은 1만90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7만1067명이다. 앞으로 개강시점인 오는 3월 중순까지 약 5만명의 유학생이 추가 유입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대학 중국 유학생 숫자가 4만8330명(53.9%)로 절반 이상이다. 부산(5399명), 경기(5123명), 대전(3469명), 전북(3361명)이 그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16일 중국인 유학생들은 1인 1실 배정 원칙으로 대학 기숙사나 원룸 등 별도 공간에 자율격리하고 입국 후 2주간 외출이나 접촉을 자제하도록 했다. 또 이 기간 동안 대학 내 식당,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재하도록 했다.
또 교육부는 아직 입국 예정일과 국내 거주지가 확정되지 않았고 비자 발급도 지연돼 국내 입국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1학기 휴학을 권유하기로 했다. 중국에 체류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온라인 수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대학들은 2주 동안 중국 유학생들을 매일 ‘모니터링’ 해야 한다. 1일 1회 이상 유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관리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유학생들 관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학생들 중 일부는 격리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숙사 또는 자취방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자가격리 기간에 외출을 하더라도 사실상 이를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교육부는 17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에서 입국한 학생들은 등교 중지 대상이긴 하지만 이들을 방에만 있도록 강제로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들 격리시설 관리 및 도시락 제공, 소독과 방역 등에 드는 재정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교육부는 전날 기숙사 등 대학 지정시설 입소 시 관리 인력 경비와 방역물품구입비용 등 예비비 지원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 “교육부가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미온적이고 임시방편적 대책만으로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한교협은 “교육부는 ‘조국 사태’ 등 입시 문제가 불거지거나 학사관리 논란이 확대될 때는 수십 가지 지침 발표나 공문으로 ‘깨알 규제’를 자행해 왔는데 이번 코로나19는 ‘천재지변’이 아니라며 대학에 떠넘기고 있다”며 “중국 유학생 등 외국인 입국 전면금지 요구를 다시 한번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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