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은 끝났지만 이 총회장의 행동, 옷차림까지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총회장은 같은날 오후 3시15분 신천지 연수원인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천지 간부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총회장은 회색 양복에 노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 총회장은 이 자리에서 큰절을 2번 했다. 이 총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국민 여러분 제대로 못한 것 용서해주십시오”라며 큰절을 한 번 했다. 이후 “정부에게도 용서를 구한다”면서 정부를 향해서도 사죄의 절을 했다.
큰절하는 이 총회장의 모습에서 단연 주목 받은 것은 손목에 착용한 ‘박근혜 시계’였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는 자켓 속 와이셔츠 소매가 보이지 않았다. 이때문에 손목 시계가 더 돋보였다. 이 총회장이 의도적으로 박근혜 시계를 착용했고 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반팔 셔츠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기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천지 사이에 유착설이 대두됐다. 시계의 은색 배경 다이얼과 봉황무늬 등을 봤을 때 ‘한정판’일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즉각 “가짜”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뒤 유일하게 면회가 가능한 유영하 변호사는 전날 바로 입장을 내 “박 전 대통령 시계는 금장 시계가 없고 은색만 있다. 또 날짜판도 없다”면서 “가짜”라고 판정 내렸다. 다만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성도(신자)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정치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이 총회장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다른 것은 가진 게 없어 그것을 찼다"며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똥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까지 튀었다. 신천지 측이 “(이 총회장은) 정세균 국회의장 시절 받은 시계도 있는 걸로 안다”고 주장하자 정 총리는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총회장을 만난 일도, 신천지에 시계를 제공한 바도 없다”면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총회장 옆에 앉아서 기자들의 질문을 전달해줬을 뿐 아니라 대답을 ‘코칭’한 김평화씨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김씨는 신천지 요한지파 행정서무를 맡은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평 평화의 궁전에 언제 왔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총회장이 “여기저기 왔다갔다 했다”고 답하자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라”고 단호하게 지시하기도 했다.
신천지 전문가들은 김씨를 ‘제2의 김남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천지 실세’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신현욱 신천지문제 전문상담소 목사는 “김남희 원장이 탈퇴하고 그 자리를 김씨가 대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매일 24시간 가까이 붙어 있는 이만희의 최측근이고 아무래도 실세가 될 것”이라고 봤다. 또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서무들의 권력이 막강해 신천지 12지파장들도 이만희 심기, 의중을 알아보려면 서무를 통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부연했다.
이뿐만 아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 총회장이 한 행동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총회장이 큰 절을 2번 했는데 사죄의 의미보다는 교인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이 끝난 뒤 퇴장할 때 돌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행동은 의문점을 남겼다.
이 총회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민간병원 가평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강제로라도 이 총회장 검체 채취를 하겠다며 가평으로 직접 향했다. 이 총회장은 오후 8시쯤 평화의 궁전에서 나와 과천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검체 채취에 응했다. 경기도는 이 총회장 검체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검사했고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