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머무는 시간 늘자 항문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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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에 피 묻어난다면 '치질' 의심... 오래 앉아있는 습관·변비 원인

기사승인 2020-03-26 04: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항문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나온다. 

신체활동량이 감소하고,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져서다. 대변을 본 뒤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거나 변기 안이 붉게 물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치질'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질환을 넓게 이르는 말이다.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안의 혈관 조직인 정맥총이 부풀어 생기는 질환이다. 배변 시 피가 비치되,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경우에는 치핵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부풀어오른 조직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외치핵으로 발전하면 걷거나 앉을 때 통증이 발생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오래 앉아있거나,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인규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신체활동이 줄면 기본적으로 장 운동이 저하돼 변비를 유발하기 쉽다. 변비 때문에 과도하게 힘을 주면 복압이 높아지고, 항문 주변 정맥이 거꾸로 올라가지 못해 부풀어 오르는 것"이라며 "대변을 볼 때 선홍색 피가 난 경우 가장 흔한 질환이 치핵이다"라고 설명했다.

치핵이 부풀어오르는 질환이라면, 치열은 항문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크고 굳어있는 대변이 항문을 통과할 때 잘 발생한다. 통증과 출혈, 잔변감이나 가려움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항문 질환 중에는 항문주위 피부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치루도 있다. 항문 주변의 고름이 터져나오거나 분비물이 비칠 경우 치루를 의심할 수 있다.

치핵과 치열은 경증인 경우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쉽게 회복된다. 그러나 증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되거나, 생활 속 불편이 매우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핵은 튀어나온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이 이뤄지고, 항문 주위 피부가 찢어졌다 아물었다를 반복하는 만성 치열에서는 괄약근 압력을 낮춰주거나 좁아진 항문을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치루는 장기간 방치하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증상 발생 시 주의해야 한다.

출혈이나 통증 등 항문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진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항문질환은 항문경 검사, 직장수지검사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직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치질 증상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김형진 은평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암의 증상이 치질과 유사하다. 직장이 항문 바로 윗 부분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직장암인 경우에도 배변 시 붉은 피가 나올 수 있고, 치질 증상 중 하나인 잔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치질로 병원을 찾았다 직장암으로 진단 받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암의 경우 점액변이 나오거나, 굵었던 변이 가늘어지는 등 증상이 추가되기도 하나 치질과 거의 유사하다. 40~50대 이상에서 치질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정확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원활한 배변을 위해 충분한 수분과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대야에 따뜻한 물을 담아 3~5분 정도 좌욕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좌욕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고, 항문질환이 없는 사람에게도 예방적으로 좋은 습관이다. 또 변비가 심해지면 항문질환이 생길 수 있으니 물이나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 앉거나 쪼그려 앉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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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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