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자 혈액, 백신 개발 위해 기증했지만 수천만원에 거래돼

코로나19 완치자 혈액, 백신 개발 위해 기증했지만 수천만원에 거래돼

“일부 바이오업체, 기증받은 혈액 1㎖ 최고 4만 달러로 거래”

기사승인 2020-05-04 09:28:27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들의 혈액이 많게는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업체들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샘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미국 내 일부 바이오기업들은 기증받은 혈액을 고가에 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NYT가 자체 확인한 문서 등에 따르면 바이오 업체인 ‘캔터 바이오커넥스’는 지난 3월31일부터 4월22일까지 완치자 혈액을 1㎖ 기준으로 350달러에서 4만 달러의 금액에 판매했다. 한화로 50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혈액 내 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다.기증자에게는 100달러의 실비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되고 나서 혈액을 기증했다는 앨레시아 젠킨스(42)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시애틀의 비영리 클리닉에 헌혈을 기증했는데, 누군가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혈액 거래는 주로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영국의 각 연구소도 주요 고객층이었다. 영국 보건법상 기증받은 혈액을 되파는 건 불법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기증받은 혈액에 대해선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라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그동안 영국 정부는 저렴한 가격에 혈액샘플을 연구소에 공급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각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혈액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코로나19 혈장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혈장치료는 감염병에 걸린 후 환자의 혈장에 병원체와 싸우는 각종 항체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데 착안해, 회복기 감염자나 완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감염병에 두루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질환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는 차이를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한 혈장치료 효과도 아직은 뚜렷하게 입증되지 못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회복기 혈장 확보량이 늘어나면 앞으로 수천 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 진행 중인 한 대규모 임상시험에는 1500곳이 넘는 병원이 참여해 현재까지 약 600명에게 혈장이 투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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