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서 200개 이상의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돼 663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지난 2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국내 대중음악 공연 취소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211개 공연이 연기·취소돼 손해액이 약 633억2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가 공개한 손해액은 전체 티켓 중 80%가 판매됐다고 가정한 뒤, 관람 인원에 티켓 가격을 곱해 산정한 값이다. 협회는 “공연장 대관과 무대 장비 업체 등에 지불한 각종 계약금 및 환불 수수료 등의 금액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취소된 공연 목록을 보면 5만여명이 입장할 수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맵 오브 더 소울 투어’(MAP OF THE SOUL)의 서울 공연부터 30개 좌석만을 마련한 소극장 공연까지 규모가 다양하다.
이 가운데 중소 레이블 및 유통사가 연기·취소한 공연은 73개로 손해액은 약 62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디 뮤지션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근처 소규모 공연장의 공연을 별도 집계한 결과, 117개가 연기·취소돼 약 9억 5천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협회는 확인했다.
협회는 “중소 레이블은 운영 규모가 작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대형 기획사보다 체감하는 타격이 훨씬 크고 앞으로도 손해액을 메꾸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다양한 작품으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던 콘텐츠 제작 자체가 줄어드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위급 상황시 대처방안에 대한 매뉴얼 구성 △고용 유지 및 창출에 필요한 다각도의 지원 정책 △대관료와 임대료 등 공간 지원 △콘텐츠 제작 위주의 지원 정책 △위기상황 대비 펀드 구성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연 진행 가능 여부, 공연장 대관료 및 아티스트 출연료 환불 규정, 소비자 환불 규정, 방역지침 등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 보니 각 기관에 문의했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아 피해가 가중됐다”며 “현업 전문인력으로 분과별 TF를 구성해 문제 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스태프들은 현재 수입이 없고, 언제 정상업무가 가능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안정된 고용이 창출되도록 근로자와 업체에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연장 등 공간 임대료와 관련해서도 “임차인 기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 사업은 홍보에만 집중돼 있다면서 “앨범 제작 지원을 기본으로, 코로나19로 바뀐 제작 환경에 대한 조사와 연구 지원, 랜선 라이브 등 이번 사태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제작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운영과 고용을 위한 전문 펀드를 구성, 업계 전문가가 심사하는 현실적인 저금리 장기 대출 운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플럭서스뮤직, MPMG(마스터플랜·해피로봇), 루비살롱/루비레코드, 사운드홀릭, 안테나뮤직, 파스텔뮤직 등이 발기인이 돼 2012년에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중소 레이블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쇼파르뮤직, 매직스트로베리, 슈가레코드 등 총 44개 회원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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