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서울 대유행…‘2030 방역 타겟팅’ 필요하다

코로나 서울 대유행…‘2030 방역 타겟팅’ 필요하다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확진자 86명…20대가 58명

기사승인 2020-05-12 00:00:01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걸려 와서, 가장 약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병이라니 참 잔인한 병이다.”, “코로나 사망자가 10대, 20대 위주라면 4~50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이렇게 놀러 다니셨을까.”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20~30대를 겨냥한 내용의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젊은 층의 낮은 경각심이 2차, 3차 전파로 이어져 환자, 노인 등 고위험군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20~30대를 대상으로 방역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일 오후 12시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86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순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78명, 여성이 8명이었고, 20대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18명으로 많았고, 10대와 40대, 50대가 각각 3명, 60세 이상 1명으로 집계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가벼운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검사 시기를 놓치고 일상생활을 이어가게 되면 지역사회 확산의 감염원이 될 수 있고, 고위험군인 부모, 조부모 등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실제로 확진자 중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은 6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에서 발생한 사례는 23명이다.

사회활동이 활발하다는 연령 특성 때문에 확진자가 근무한 기업 건물들이 일시 폐쇄 조치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11일부터 용산구 사옥을 폐쇄하고 방역조치에 돌입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자 발생 위험이 존재한다. 전날에는 금융감독원 직원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여의도 본원 건물 일부가 폐쇄됐고, 서울 영등포병원도 병원 직원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후 확진 판정을 받자 폐쇄했다.

이에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대, 30대를 통한 감염전파의 위험성에 대해 꾸준히 강조했다.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는 생각 때문에 경각심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번에 이태원 사태만 보더라도 환자 대부분이 20대, 일부가 30대다. 정부가 방역활동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연령을 겨냥한 집중 홍보, 즉 타겟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도 여러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지만, 다른 점은 클럽 관련 노출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시와 방역당국이 추적하고 있지만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벌써 2차감염자가 나왔기 때문에 이들을 빨리 발견해 검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서울시가 10일 오후 6시까지 파악한 클럽 방문 인원은 5517명이다. 시는 이 중 2405명과 통화했고, 3112명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5개 클럽의 출입명부와 CCTV 자료를 통해 파악한 수치다.

김 교수는 방역활동 또한 상황과 장소에 따라 위험도를 분류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하면서 기본수칙들을 디테일하게 내놨다. 하지만 상황, 장소에 따라 위험도를 분류하지 않았다”며 “개방된 공간, 집단발생 위험이 높은 장소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관련 접촉자의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오는 13일까지 발병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11일 브리핑에서 “무증상 상태로 확진된 사례는 30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34.8%를 차지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23명 중 약 40%인 9명이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는 증상이 발병하기 전에 먼저 검사로 초기에 발견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젊은 층이 대부분이기에 아직 위중한 사례는 없지만, 초기이기 때문에 임상 증상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젊은 연령에서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지만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어 지역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역사회로의 2, 3차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에 전파돼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2·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유흥시설을 방문한 분은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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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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