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조선 빅3’ 경쟁...스마트십 시대 앞당긴다

불붙은 ‘조선 빅3’ 경쟁...스마트십 시대 앞당긴다

세계최고 기술 경쟁력 무기로 '조선강국' 왕좌 사수 노력

기사승인 2020-05-30 05: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경쟁이 치열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빅3가 세계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무기로 ‘조선강국’ 왕좌 사수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SK해운의 25만톤급 벌크선에 첨단 항해지원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 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Assistant System)을 탑재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앞서 여러 차례 시운전을 통해 하이나스에 대한 검증을 마친 바 있다. 실제 운항 중인 대형선박에 이 기술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회사가 카이스트(KAIST)와 공동 개발한 하이나스는 인공지능(AI)이 선박 카메라 분석을 통해 주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충돌위험을 판단하고, 이를 증강현실(AR) 기반으로 항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특히 야간이나 해무(海霧)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장애물의 위치나 속도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 제공할 수 있다.

이로써 기존 스마트선박 기술에 충돌 회피를 돕는 하이나스를 추가하며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에 속도를 높이게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 2017년에는 선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하는 선박용 IoT 플랫폼인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개발, 현재 150여척분을 수주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선박 이‧접안 시 주변을 한눈에 보여주는 이접안지원시스템인 '하이바스’(HiBAS:Hyundai Intelligence Berthing Assistance System)도 최근 개발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집약된 미래 선박”이라며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선박의 자율운항 시대를 앞당기고, 빠르게 성장하는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인 검사·인증 기관인 ‘DNV GL’의 인증을 받은 스마트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15만톤급 셔틀탱커 ‘이글 페트롤리나’(Eagle Petrolina)호를 싱가포르 선사 AET 탱커스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 선박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이 탑재됐으며, 셔틀탱커로서는 세계 최초로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V GL이 공식 인증한 스마트 선박이다.

세계적 검사·인증 기관인 DNV GL은 2018년 11월, 최신 스마트 선박이 갖춰야 할 기술 요건을 새롭게 정의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선박에 한해 ‘스마트십 기술 인증’(CG-0508 SMARTSHIP DESCRIPTIVE NOTATION)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글 페트롤리나호는 에스베슬을 통해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는 운항 경로, 엔진 출력 및 선박 기울기(Trim) 등의 정보를 받는다. 또한, 연료 소비량, CO2 배출량과 같은 운항 정보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환경규제 대응 및 경제 운전이 가능하다.

아울러 육상 관제실에서도 선박 운항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선박은 물론이며, 선단에 대한 운항 지원과 관리가 더욱 수월해져 운영비 절감까지 가능한 최신 선박이다.

이와 관련해 비달 돌로넨(Vidar Dolonen) DNV GL 코리아 대표이사는 “삼성중공업과 개발 중인 최신 스마트십 기술은 선사에게 기술의 안전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또한 엄격해지고 있는 환경규제와 선원 부족 현상에 가장 경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에 최첨단 스마트십 솔루션을 접목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DS4®’(DSMESmart Ship Platform)을 탑재한 2만4000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 1척을 최근 HMM사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7척의 초대형컨테이너선 시리즈에 탑재된 이 솔루션은 선주가 육상에서도 항해 중인 선박의 메인 엔진, 공조시스템(HVAC), 냉동 컨테이너 등 주요 시스템을 원격으로 진단해 선상 유지‧보수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이 솔루션에는 최적 운항 경로를 제안해 운항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됐다. 개방형 사물인터넷(IoT)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랫폼’을 활용하면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쉽게 연결, 호환할 수 있다. 또 운항 중인 선박의 각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해킹 등의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기술도 탑재됐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스마트십 기술과 선박 사이버 보안 인증 상위등급(Digital AL3 Safe Security)을 획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고 IT 보안업체인 안랩(AhnLab)을 통한 보안성 검증도 거쳤다. 6월에는 실선 침투 테스트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 인도 후에도 선주와 협업을 통해 운항 전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스마트십 기술개발로 이 분야 글로벌 최강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스마트십을 비롯한 자율운항선박과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8% 성장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시장규모가 1550억달러(약 19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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