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주요 신용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서민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수익성만을 추구한다는 지적에서다. 심지어 최근 집중호우 피해자에 대한 카드사들의 금융지원 진정성에도 금이가는 상황에 처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를 비롯한 국내 카드사들은 개별적으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최대 6개월간 상환 유예 ▲연체금 감면 ▲신규 대출금리 우대등의 특별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금융지원 방안 발표와 함께, 카드사들은 대출금리와 수수료도 함께 올렸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오는 18일부터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상한을 기존 23.6%에서 0.3%p 높인 23.9%로 변경할 방침이다. 해당 수수료율은 법정최고금리인 24%의 상한치에 적용된다. 사실상 저신용 고객들의 경우 단기대출을 이용하면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또한 하나카드는 지난달 현금서비스 등 장․단기 대출서비스의 수수료율 변경을 진행했다. 롯데카드 역시 이달 14일부터 단기카드대출과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금리 조정에 나섰다. 카드사의 금리 변경은 정기 조정으로, 일괄적인 금리 인상은 아니지만 개개인별 신용등급에 맞춰 금리를 조정하게 된다. 최근 코로나19로 경제불안정성 및 리스크가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저신용자들에게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도 법정최고금리(연 24%)에 육박하는 최대 23.9%의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이중적인 행태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에서는 수해피해 특별금융지원으로 생색내면서, 뒤로 수익 추구위해 고통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모습에서다. 여기에 최근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되면서 조달비용도 덩달아 낮아지는 등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상 요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에 카드업계는 하반기부터 증가할 리스크를 미래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이자상환유예 등 정부기조에 맞춰 금융지원책을 시행했고, 9월말 만기가 돌아오는 코로나19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도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리스크가 이월된 상황”이라며 “타 금융업권과 달리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카드 발급 이후에 고객의 신용등급 변경이 있더라도 대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실제로는 역마진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이같은 카드사 태도가 진정성이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 전지예 사무국장은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감소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부분에 대한 리스크 감소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은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특별금융지원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리스크 증가에 대한 카드업권의 고민을 금융당국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코로나19와 집중호우로 인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고, 이를 전 금융권이 동참한 상황”이라며 “이처럼 적극적인 금융지원으로 인한 리스크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업계에서 금리 인상이라는 고육책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상은 결국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를 금융당국이 연체이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적극적인 보증을 서준다면 카드업계도 금리인상 대신 적극적인 자금공급에 힘쓰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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