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최근 강화된 부동산규제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기가 힘들어지자 생명보험사들에서 제공하고 있는 주담대로 대출 수요가 옮겨지는 모양새다. 은행보다 보험사의 부동산대출 규제가 약하게 적용되고, 주담대 금리도 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다 보니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국내 ‘빅3’ 생보사들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전년동기 대비 4.6%(1조6400억원) 증가한 36조9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생보사들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부동산담보 대출채권 잔액은 45조4944억원으로, 올해 초 대비 5.15%(2조2315억원)증가했다.
생보사중에서 가장 부동산대출 증가율이 큰 회사는 한화생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생명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상반기 기준 전반기 대비 7.7% 증가한 9조6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4.2% 증가한 22조1600억원, 교보생명은 1.7% 늘어난 5조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생보사 부동산대출 증가 추이는 정부가 연달아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 반면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풍선효과’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은행 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40%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보험사의 DSR은 현재 60%다. 보험사들이 2금융권으로 분류돼 있어 오는 2022년이 돼야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DSR이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시중은행보다 보험사에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생보사들의 대출 금리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 7월 기준 생보사들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 금리는 2.8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평균 금리(2.60%)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영업을 적극적으로 했다기 보다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 대출창구가 막혀서 일어난 풍선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며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와 채권 금리 하락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가다 보니 금융소비자들이 매력을 느껴 갈아타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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