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와 계속된 장마로 인해 농민들의 고충이 커져가고 있지만 농협의 지원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등기이사 3명의 급여 증가 폭은 농민 지원 규모 비율 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년 이월 성과급 보수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102억원으로 전년동기(9971억원) 대비 8.7%(86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력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순이익 감소 폭이 컸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7268억원으로 전년동기(8456억원) 대비 14.04% 줄어들었다. 이어 증권계열 자회사(NH투자증권)도 전년동기 대비 6.30% 감소한 261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계열 순이익은 각각 360억원, 4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256.43%, 642.59% 증가했다.
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충격을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한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금융이 추가적으로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238억원이다.
실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광수 회장을 비롯한 등기이사(3명)의 평균 급여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 1억89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1억5900만원) 대비 18.8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농업지원사업비는 214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52% 상승했으나 오히려 지난해 상승폭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지난 2019년 농업지원사업비는 2068억원으로 전년(2018년·1929억원) 7.20% 오름세를 기록한 바 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김광수 회장이 3년차가 되시면서 이연 성과급 1년분이 추가적으로 계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농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타격도 커지고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학생등교가 연기됨에 따라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농산물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호 도의원은 “학교급식을 대신해서 가정꾸러미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 자율로 선택함에 따라 친환경농산물보다 가공품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는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손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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