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메인 뜨자 윤영찬 "카카오 들어와"…누리꾼 "국회가 갑질" 싸늘

주호영 메인 뜨자 윤영찬 "카카오 들어와"…누리꾼 "국회가 갑질" 싸늘

카카오 "뉴스 편집은 AI 몫"…野 반발

기사승인 2020-09-09 06:06:33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톡 뉴스에 실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에 대해 누군가와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카카오 너무 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누군가에게 보내던 메시지 일부다. 카카오의 포털 뉴스 편집에 불만을 터뜨리는 윤 의원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국회가 갑질하나"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텔레그램 앱으로 누군가에게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겨 논란이 됐다. 

윤 의원의 메시지 상대방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모바일 메인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기사가 떠 있는 화면을 캡처해 보내면서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거 (다음 모회사인)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면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주문했다.

윤 의원의 발언은 뉴스 편집에 압박을 넣으려는 의도로 보여 논란이 됐다. 이에 카카오 측은 "뉴스 편집은 AI가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어제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연설을 보면서 카카오를 모니터링했는데, 메인페이지에 뜨지 않았다"며 "주 원내대표는 연설이 시작하자마자 기사가 떠서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예고된 여야 대표연설에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라고 (의원실에) 얘기한 것"이라며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끌고 가는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다. 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집에 여당 의원들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민주주의는 무너졌다" "독재정권인가" "정부와 집권여당이 권위주의로 내려찍는다" "의견 전달할 때 상대보고 들어오라고 하나? 명백한 갑질" "카카오 입장에서 단순히 의견전달로 느껴지겠나?" "군사독재 시절 있었던 언론통제를 보는 듯"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은 이제 AI와 싸우려나 보다"며 "민주당은 AI를 꼭 증인으로 채택하라. 기계에 인격을 인정해 주는 세계 최초의 예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드는 뉴스가 메인에 올라왔다고 담당자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포털을 자기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되도록 압력을 넣는 건 국회의원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야당도 강하게 반발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자를 보낸 국회의원 본인도 대형포털사 네이버의 임원이자 청와대 초대 국민소통수석인 윤영찬 의원으로 확인됐는데 매우 충격이고 유감"이라며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고 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제는 포털에도 재갈을 물리려 하는 '권포(권력·포털) 유착'"이라며 "카카오를 국회에 초치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의 이면을 봤다. 언론 자유를 뿌리째 흔드는 공포정치"라고 비난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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