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전국 17시·도 교육감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교육감협)에 연봉 1억에 달하는 공무원 3급 상당의 사무국장이 신규채용되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감협의 2020년 예산은 10억 5천만원으로 한해 예산의 9%에 달하는 금액을 단 1명의 임금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무국장 채용관련 자료’를 통해, 지난 7월 3일 연봉 9352만원의 3급 공무원 상당의 계약직 사무국장으로 한민호 전 서울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교육감협 직제규정에 따르면 한민호 사무국장은 최교진 회장을 보좌하고, 회장의 명을 받아 사무국의 업무를 총괄하는 것을 주 역할로 한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이기도 한 한민호 사무국장을 채용한 것은 교육감협 회장이 된 최교진 세종교육감이다. 최 교육감은 전교조 1세대로 활동하며 여러차례 수감과 해직·복직을 겪은 인물로 알려져있다.
교육감협 규약을 보면 사무국장의 채용은 협의회장의 추천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있다. 별도의 채용과정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현직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사무국장을 맡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교육감협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사무국장은 협의회장이 속한 교육청 소속 공무원이 파견 형태로 맡는 것이 관례였다”며 “별도로 채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내부 규정에 나온 사무국장의 주요 역할은 협의회장을 보좌하는 것이다.
한민호 사무국장의 계약기간은 최교진 회장의 임기와 같은 2년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의 1년 예산은 2020년 기준 10억 5만원이다. 9억 5천만원은 각 교육청이, 1억은 정부의 특별교부금으로 각각 충당된다.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교육감협은 국민의 혈세로 모아진 1년 예산의 약 9%를 협의회장을 보좌하는 단 1명의 사무국장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교육감협의 2017년 예산은 7.5억, 2018년은 9.1억에 불과했다. 지난해 특교 15억을 지원받으며 총 예산이 25억이 됐으나, 올해 특교가 1억으로 대폭 삭감되며 총 예산은 10.5억으로 다시 낮아졌다.
그러나 최 교육감은 올해 7월에 회장에 취임하며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던 사무국장을 외부에서 계약직으로 채용하면서 인건비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단체에서 몸 담았던 해직교사 출신을 채용하면서 최교진 교육감이 교육감협을 사유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김병욱 의원은 “1년 예산의 10%를 단 1명의 임금으로 지출하는 단체를 본 적이 없다”며 “더구나 협의회장으로 추대되었다고 연봉 1억의 직책을 누구든지 마음대로 임명할 권한이 주어진다는 것을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는가?”고 밝혔다.
이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외부 감사를 전혀 받지 않는 기관이다 보니 이런일이 가능한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인 교육청의 예산과 정부 특별교부세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앞으로 철저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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