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과거 성추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명 유튜버 이근 전 대위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가 확정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이후, 해당 사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온라인상의 유언비어나 모욕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하서정 변호사는 14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 전 대위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 사건이 의도치 않게 세간에 알려지고, 이 전 대위가 사실관계 및 재판부의 법률적 판단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위의 입장 발표 이후 온라인에 피해자에 대한 추측성 발언이나 유언비어, 명예훼손, 모욕글이 게시되는 등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하 변호사는 “피해자는 이 사건이 어떠한 경위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언론이나 유튜브 채널 관계자 측에 제보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누군가 알게 될까 두렵고 이를 숨기고 싶은 마음에 어떤 손해배상도 요구하지 않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며 “그저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해자인 이근이 확정판결 이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추행 및 길었던 재판 과정 중에서 받은 고통을 다시금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런 피해자가 더이상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가해자인 이근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위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명예훼손 및 모욕성 발언을 하는 등의 2차 가해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위는 2017년 서울의 한 클럽에서 여성 피해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이 전 대위는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법의 판단을 따라야 했지만,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억울한 심정이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당시 증인 1명이 피해자의 남자친구로, 당시 직접 성추행을 목격하지 못했고, 폐쇄홰로TV에 자신이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판결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판결문을 보면 이 전 대위가 언급한 증거와 피해자의 진술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증거 목록에도 증인 2명의 법정 진술과 폐쇄회로TV 영상 CD 등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위는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으로 군사 컨설턴트 겸 유튜버로 활동하다가 유튜브 예능 ‘가짜 사나이’에 훈련 교관으로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최근 SBS ‘집사부일체’, JTBC ‘장르만 코미디’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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