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청년 취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산하 공공기관에 공모 절차도 없이 자기소개서나 직무계획서 등 관련 서류도 제출하지 않고 취업이 가능한 곳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한국문화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화정보원장은 원내 이사회의 제청만 있으면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도 임명되고 있었다.
김 의원이 문화정보원에 역대 원장 공모 과정과 공고일, 공고 형태 등을 요청한 결과, ‘공모진행없음’, ‘이사회 제청으로 장관 임명’이라고 답했다.
이 기관의 원장은 현재 공석이다. 직전 원장의 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계획서, 심사채점표 등을 요청하니, 직전 원장의 경우 ‘이사회 제청 시 제출된 후보자 이력서 자료만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이력서 달랑 한 장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2018년 제출된 해당 이력서에는 지원 직위는 물론, 연락처도, 주소도 없었다. 해당기관의 양식에 맞는 이력서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준비한 이력서 한 장을 제출했을 뿐이다. 원장 합격 사실을 어떻게 알려줬을지도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2018년에 임명된 직전 원장은 올해 1월 3년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채 총선 출마를 위해 원장직을 사퇴하고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반면, 해당기관의 직원 입사는 원장 채용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직원 채용 시에는 공고 일정은 물론 기본적인 이력카드, 자기소개, 경력소개, 업무추진계획을 작성하고, 공정 채용 확인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한마디로 직원은 정식 채용 절차를 거치고, 기관장은 낙하산으로 내려 꽂는 다는 의미다.
최근 문화정보원 내부분위기는 공석인 원장 자리에 현 정부 최측근 인사가 내려온다는 소문으로 뒤숭숭하다.
김승수 의원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공기관의 수장 자리에 대놓고 낙하산을 꽂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공정의 가치가 사회적 화두인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원장 채용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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