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생활정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네티즌의 토로가 게재됐다. 천정부지 치솟는 김장 비용에 급기야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값비싼 탓에 일명 ‘금장’이라는 별칭까지 지어진 상황. 이에 최근에는 김장 대신 안정적인 가격의 포장김치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장 비용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8일 기준 배추 10㎏ 한 망(3포기) 가격은 평균 2만2180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00원 오른 가격이다. 평년 가격 1만2063원보다는 1만원 이상 높았다.
가격 상승은 배추뿐만이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9일 기준 ▲무 39% ▲깐마늘 45% ▲대파 40% ▲쪽파 59% ▲생강 48% ▲고춧가루 17% 등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원재료 상승은 초장기 장마와 태풍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배추 재배 기간은 50~90일 정도 소요된다”면서 “7~8월에 심어진 배추가 장마, 태풍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9월부터 현재까지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포장김치 가격은 안정적이다. 포장김치 시장에서 44.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상’은 원재료 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날 대상 관계자는 “김치산업은 원자재 의존이 높은 분야”라면서 “배추나 무 등 재료값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그러나 김치는 소비자 밀접 분야다. 김치를 담궈 먹는 국내 문화상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급격한 원자재 변화를 대비해 사전에 업계는 미리 산지에서 계약을 맺고 비용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계약재배로도 위기를 모면하기 어려웠다. 시장 점유율 2위 비비고 김치 운영사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례적인 초장기 장마와 태풍으로 계약재배로도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김장비용 증가로 포장김치 주문이 폭주에 수용에 맞는 공급물량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장김치 인기에 대상과 CJ제일제당 양사 홈페이지에서는 김치 품절 현상이 지속하기도 했다. 대상의 ‘종가집’ 공식 쇼핑몰인 정원e샵의 카테고리별 김치 인기상품은 지난 11일 기준 모두 동이 났다.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도 비비고 썰은배추김치 1.8㎏(1만8800원)과 비비고 백김치, 비비고 열무물김치 등도 상황은 비슷했다.
상황이 암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배추 가격이 내달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본격적인 김장 시즌이 다가오면서 전국적으로 가을 배추를 출하하는 지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예년보다 가을배추 재배 면적이 2% 증가했다”며 “특별한 계절적 요인만 없다면 배추 가격은 현재보다 더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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