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를 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21일 공개한 A4 용지 14장 분량의 2차 옥중서신에서 “(1차 서신에 적었던) A변호사와 검사 3명 술접대는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법무부 감찰) 조사받을 당시 사진으로 (검사) 두 명은 이미 특정해 드렸다”며 “한명은 사진으로 볼 때 80% 정도의 확신만 들어, 남의 인생에 관한 문제라 특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공개한 1차 입장문에서 작년 7월쯤 검찰 전관 A변호사와 함께 청담동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술 접대 자리에 있었던 검사 1명은 추후 꾸려진 라임 수사팀에 책임자로 합류했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번 서신에서 검찰 출신 A변호사와의 인연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었다.
그는 “2007년 A변호사와 저는 제 사건 관련으로 인연이 됐고 A변호사가 검사로 재직 시절 알게 됐다”며 “2019년 3월경 수원여객 사건의 변호인을 찾던 중 제 지인의 소개로 A변호사를 우연히 만나 수원여객 사건 변호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매일 함께 만나고 같이 어울렸다”고 썼다.
자신이 A변호사에게 호텔 회원권, 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는 등 “지극하게 모셨다”라면서 “매일 같이 어울리다 보니 서로에 대한 많은 부분을 알고 공유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하루는 A변호사가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났는데, 총장이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여서 신뢰하게 됐고, 이후 A 변호사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 대로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윤대진 당시 수원지검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청탁도 실제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1차 입장문에서 지난해 12월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영장 청구를 무마하기 위해 모 지검장에게 로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던 그는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 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최초 이종필 라임 부사장 도피 당시부터 검찰 관계자들의 조력을 받았다”며 “검찰 수사팀의 추적 방법 등을 알려주며 도주를 권유했다”고 했다.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언도 언급했다. 윤 총장이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말한 것을 두고,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한마디에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여당 의원과 관련해 (로비) 금액이 너무 적다며 사건 진행을 안 한다던 검사가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직후 다시 불러 ‘다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며 “‘총장 발표 때문에 그러냐’고 묻자 ‘맞다’며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여당 관련 의혹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발생 이후 여당 의원을 만난 건 이종필 부사장의 호소로 의원회관에 가 금융 담당 의원님께 억울함을 호소한 것 딱 1차례뿐”이라며 “기모 의원, 김모 의원, 이모 의원은 2016년에 만난 것이고 라임 펀드와 무관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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